박종무 지음, 리수 펴냄

동물을 대하는 방식은 인간을 대하는 방식과 상반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것에 대해 전혀 도덕적 딜레마를 느끼지 못한다. 이는 인간과 동물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위계적 사고에 따른 결과다.

사람은 위계적 사고의 틀 속에서 동물에 대한 인간의 지배를 정당화하고 가혹한 폭력을 합리화해 왔다.

 
2010년 겨울, 대한민국은 끔찍한 악몽을 겪었다.

가축 전염병인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퍼지면서 대대적인 가축 살처분을 목도해야 했다. 300만 마리가 넘는 가축이 산 채로 매장되었고, 그 장면들은 실로 큰 충격을 주었다.

가축 전염병은 그 이후로도 주기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그때마다 예방적 가축 살처분은 반복되고 있다.

그러나 처음의 충격은 잊히고 전염병 차단이라는 이유로 큰 문제 제기 없이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우리는 동물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는 수의사이자 생명윤리학 박사인 저자가 전하는 생명 인문학으로, 함께 살아가는 동시대의 동물, 그중에서도 가축과 공장식 축산을 통해 지금까지 보편적인 생명관으로 자리잡아온 인간 중심주의의 한계를 살펴보고, 인류의 당면 과제인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해 인간 중심에서 공생명으로 인식의 전환을 제안한다.

이 책은 수의사 아빠가 딸에게 들려주는 문체로 쉽게 정리한 생명에 대한 입문서로서, 인류의 질병관이나 공장식 축산, 잉여 농산물 출현, 미국의 그린 파워 전략과 신자유주의 등 폭넓은 주제 속에서 생명에 대한 다양한 논의 거리를 제시한다.

저자는 국내 수의사 중 유일한 생명윤리학 박사로서 유기 동물, 공장식 축산과 예방적 살처분 정책, 실험 동물, 동물원 동물 등 반생명적으로 다뤄지는 동물들의 현실에 강한 문제의식을 가져왔으며, 생명윤리적인 측면에서 그 답을 찾고자 연구해왔다.

이 책은 저자의 생명윤리학 박사 학위 논문인 “가축 전염병으로 인한 가축 살처분에 대한 생명윤리적 고찰”을 단행본으로 펴낸 것으로, 당면한 반생명적인 현실 앞에서 35억 년 생명의 역사가 증명하는 공진화와 공생명을 역설한다.

저자 박종무는 대학교를 졸업하고 30여 년 가까이 작은 동물병원을 운영하며 아픈 동물을 치료하고 있다.

인간에 의해 상처받는 동물을 줄이는 방법으로 아픈 동물을 치료하는 것 못지않게 동물에 대한 사람의 생각을 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껴 여러 방법을 찾아 실천하고 있다.

〈카메라와 펜을 든 수의사〉라는 타이틀로 DAUM 오늘의 인물로 선정됐다.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에서 ‘반려동물과 동물권’을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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