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오염수 제거 필터 대부분 손상, 격납용기서 ‘1시간내 사망’ 방사선량 측정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나오는 오염수 처리시설의 오염물질을 걸러내는 필터 대부분이 손상된 것으로 드러나 문제가 되고 있는데 이어 이번엔 원전 격납고 뚜껑에서 사람이 1시간 정도 가까이에 있으면 사망에 이를 정도로 강력한 방사능 수치가 측정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NHK방송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후쿠시마 제1원전의 오염수를 걸러내는 다핵종제거설비(ALPS)에 설치된 필터들을 조사한 결과 25곳 중 24곳이 파손된 것으로 나타났다.

필터는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누설되지 않도록 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도쿄전력은 2년 전에도 필터 손상을 파악했지만 손상된 필터를 교환만 했을 뿐 필터 손상의 원인을 분석하거나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그대로 운전을 계속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도쿄전력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확인되지 않았다”면서도 “건물에서 방사성 물질이 누출됐을 위험성은 부인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은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온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오염수를 ALPS로 거른 뒤 해양 방류하기로 결정한 바 있는 일본 정부에겐 '치명타'가 될 전망이다.

▲ 후쿠시마 원전 전경.

이런 가운데 2011년 3월 폭발 사고가 일어난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한 시설에서 강력한 방사선량이 측정돼 일본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원자력규제위원회는 14일 “후쿠시마 원전 2호기의 원자로 격납용기 바로 위 뚜껑의 표면 근처에서 시간당 1.2Sv(시버트)의 방사선량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격납용기는 방사성 물질이 새지 않도록 원자로를 둘러싸고 있는 시설이며, 격납용기 위 뚜껑은 지름 약 12m, 두께 약 60cm 원형이며 철근 콘크리트로 제작됐다.

노심에서 나오는 방사선을 차단하도록 뚜껑 3장이 겹쳐져 있는데, 위원회는 원격 로봇을 이용해 가장 바깥쪽 뚜껑 표면에 있는 깊이 약 7cm의 구멍에 측정기를 꽂아 방사선량을 쟀다.

이 결과 깊이 약 4cm 부근에서 시간당 방사선량이 시간당 1.2Sv(시버트)를 나타냈다.

위원회는 이를 근거로 격납용기와 마주 보는 뚜껑 안쪽에 있는 오염원의 방사선량은 시간당 최소 10Sv 이상일 것으로 추정했다.

10Sv는 사람이 1시간 정도 가까이에 있으면 사망에 이를 정도로 강력한 수치다.

하지만 이번 검사에서 바깥쪽 뚜껑인데도 시간당 1.2Sv 방사선량이 검출된 점에 비춰 볼 때 뚜껑 안쪽 방사선량은 애초 추산한 것보다 훨씬 많은 시간당 수십 Sv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현재 진행되고 있는 원전 폐로작업은 방사선 노출 위험을 낮추기 위해 작업 순서를 대대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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