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과학원, "국내 생태계 기후변화로 이미 이상 징후"

▲ A:소나무, B:때죽나무, C:비목나무
국내 자연생태계가 기후변화 등으로 이미 이상 징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대로 나간다면 2071년 이후 백두대간의 일부 고산지대를 제외한 남한 전역이 아열대 기후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국립환경과학원은 한반도 주요 생태계의 환경변화에 따른 동태를 조사해 그 반응을 예측하고 이에 대응할 목적으로 실시한 2010년 국가장기생태연구사업 결과를 9일 발표했다.

국가장기생태연구사업은 생태변화 조사·연구·모니터링을 통해 한반도 생태계 변화 관리체계를 마련하는 한편 생물다양성 보전대책을 수립하기 위한 사업이다.

2004년부터 19개 연구지역에서 육상, 담수, 연안 및 동물 등 4개 분야에 대한 생태계 변화 연구와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환경과학원의 이번 발표 결과에 따르면, 2071년 이후 백두대간의 일부 고산지대를 제외한 남한 전역이 아열대 기후에 들어설 전망이다.

기온의 공간분포 전망을 보면 제주도 서귀포의 연평균 기온(16.7℃)과 유사한 아열대 기후인 연평균기온 16~18℃인 지역은 2011~2040년 제주도를 비롯한 남해안 일부로, 2041~2070년에는 제주도, 남해안, 서울, 대구 및 서해안 일부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강수량의 공간분포 전망에서도 연강수량이 1,600㎜ 이상인 지역이 현재 제주도와 남해안 일부 지역에서 2040년 이후에는 강원도 및 남해안, 제주도를 중심으로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국내 자연생태계는 이미 기후변화 등의 환경변화에 따른 영향으로 인한 이상 징후를 보이고 있음이 이번 조사 결과 드러났다.

국가장기생태연구사업 육상생태 연구지역의 한 곳인 지리산의 소나무 숲에서 온대수종인 소나무의 밀도는 감소 추세인 반면, 난대수종은 증가 추세로 나타났다.

지리산(해발 약 400m) 남서 지역인 구례군 토지면의 소나무 숲의 변화를 2005년부터 2010년까지 모니터링 한 결과, 우점종인 소나무는 18% 감소(89→73개체/ha)한 반면, 난대 수종인 비목나무와 때죽나무는 150%(90→135 개체/ha)나 폭증했다.

도심지역인 서울에서도 생태계 변화는 진행돼, 서울에 서식하고 있는 까치의 번식생태를 1998년부터 2010년까지 분석한 결과, 까치의 개체군 번식성공도가 양적, 질적으로 모두 높게 나타났다.

이는 겨울 및 초봄의 온도, 강수량 및 일조량의 변동이 개체군 증감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며 도시 열섬 현상과 지구 온난화가 지속된다면 도시생태계에도 더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 예측된다.

이와 관련해 환경과학원은 “함평만 갯벌 조간대의 해조류상이 수온의 상승으로 아열대성 해조류상으로 변화하고 있는 추세로 나타나는 등 전국 자연생태계가 환경변화의 영향에 시름하고 있었다”며 “이러한 변화 추세를 늦추기 위해서라도 정부와 국민이 한마음으로 저탄소 녹색성장의 실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립환경과학원은 향후 ‘국가장기생태연구사업’을 지속적으로 수행해 기후변화 등 환경변화에 따른 생태계의 장기적인 변화를 예측하고, 국토환경 보전을 위한 생태계 관리방안을 지원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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