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가금류 농장서 총 13건 발생, 의심사례 속출…“한층 높은 방역 조치·노력 필요”

방역당국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추가 확산 방지를 위해 총력 대응을 천명하고 있는 와중에 15일 강원도 원주 산란계 농장에서 또다시 고병원성AI 확진 사례가 나왔다.

뿐만 아니라 경기 용인과 전남 장흥에서 잇따라 고병원성AI 의심사례가 신고돼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돌변하고 있는 모양새다. 

고병원성AI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15일 강원 원주시 소재 산란계 농장(66,730마리 사육)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확진(H5N1형)됐다.

이로써 고병원성AI의 가금농장 발생 건수는 총 13건(종오리 3건, 종계 1건, 육용오리 5건, 육계 1건, 산란계 2건, 메추리 1건)으로 늘어났으며, 15일 하루에만 경기 용인시 육용종계 농장 및 전남 장흥군 육용오리 농장 등 2건의 의심사례가 신고됐다.

이에 따라 중수본은 육용종계 및 육용오리 농장에서 조류인플루엔자 H5형 항원이 확인된 즉시 초동대응팀을 현장에 투입하여 해당 농장 출입통제, 살처분, 역학조사 등 선제적인 방역조치를 실시하고 있으며, 발생 지자체 및 해당 계열업체 등에 대해 일시이동중지(Standstill) 명령을 발령한다고 밝혔다.

이번 일시이동중지 명령은 11월 15일(화) 21시부터 11월 16일(수) 21시까지 24시간 동안, 경기도와 전라남도 전체 가금류 사육농장 및 관련 축산시설(사료공장·도축장 등)·축산차량, 풀토래(주) 및 다솔(발생농장 계열사) 전국 농장 및 관련 시설(사료공장·도축장 등)·축산차량”에 대해 발령된다.

중수본은 일시이동중지 기간 중 중앙점검반(8개 반 16명)을 구성하여 농장·시설·차량의 명령 이행 여부에 대해 점검할 방침이다.

중수본은 조류인플루엔자 예방과 확산 방지를 위해 농장주 및 종사자는 가금농장 내 외부인의 출입을 금지하고, 축사 출입 전 장화 갈아신기, 손 소독 등 기본 방역수칙을 반드시 준수하는 한편, 방역상 미흡한 부분이 있을 경우 즉시 보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가금 사육 농가는 사육 중인 가금에서 폐사 증가, 산란율 저하, 사료 섭취량 감소 등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의심 증상을 확인하는 경우 즉시 방역 당국으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중수본은 15일 농림축산식품부·행정안전부·환경부·농림축산검역본부·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등 관련 기관 및 지자체가 참석하는 긴급 방역상황 점검 회의를 개최해 가축전염병 발생상황을 진단하고 방역 추진상황을 점검했다.

가금농장에서는 지난 10월 17일 경북 예천군 소재 종오리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H5N1형이 처음 확진된 이후 13건이 발생했고, 예전과 달리 충북 청주를 중심으로 미호강 일대에서 발생이 집중(6건, 전체의 50%)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야생조류에서는 충남 천안 봉강천에서 작년보다 2주일 정도 이른 10월 10일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H5N1형이 검출된 이후, 11월 14일 현재까지 총 20건이 검출됐다.

현재까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상황을 보면, 적극적 방역 조치로 다른 농장이나 지역으로 수평전파를 차단했으나, 지난해와 달리 이른 시기에 넓은 지역에서 고병원성AI가 검출·발생하고 있어 가금농장에서도 고병원성AI 발생 위험도가 높은 상황이다.

또한, 올해 발생한 12건 중 9건이 과거 5년간 미발생 지역에서 발생했고 역학조사 과정에서 농가의 방역 미흡 사례가 다수 확인되어 일부 농가의 경우 경각심이 낮아진 상황으로 보이며, 최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이 집중되고 있는 청주와 미호강 유역은 광범위하게 오염된 것으로 분석되어 해당 지역에 대한 방역 강화 조치가 필요한 엄중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중수본은 우선 충북 청주와 미호강 인근 지역을 고위험지역으로 지정하고 특별 방역관리를 시행하고 있다.

미호강 인근 방역상황 관리를 위해 11월 10일부터 청주 지역 내 방역차 및 살수차 등 소독 차량을 기존(13대)보다 추가 배치(20대)하여 축산차량 이용이 많은 도로를 집중소독 중이며, 11월 11일부터는 합동 특별방역단을 구성하여 청주 지역 미호강 인근 가금농장 18호에 대해 농장별 방역상황을 지도·점검하고 있다.

또한, 중수본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예방을 위해 전국적으로 강화된 방역 조치를 추진한다.

우선 전국적으로 청주와 같은 고위험지역을 사전에 발굴해 합동 특별방역단, 소독자원 집중 배치 및 가금 입식 전 점검 등 선제적으로 강화된 방역 조치를 시행 중이다.

둘째, 전국 주요 철새도래지, 가금농장 주변 도로, 논밭 진입로에 대해 소독자원(621대)을 총동원하여 집중적으로 오염원을 제거하고 있다.

셋째, 과거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반복 발생한 방역 취약농장에 대해 역학조사 수준의 정밀 조사와 점검을 11월 30일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끝으로, 축산농가 경각심 제고와 방역 의식 제고를 위해 전국 가금농장 입구에 현수막과 포스터를 게시하고,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차단방역 준수사항’ 안내문을 배포할 계획이다.

정황근 중수본부장은 “최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연달아 발생하는 엄중한 상황이므로 가축전염병 차단을 위해 농식품부를 비롯하여 관계기관, 지자체, 축산농장 관계자가 힘을 합쳐 한층 높은 방역 조치와 노력을 투입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정 본부장은 “정부는 지자체나 관계기관, 축산농가와 협력하여 가축전염병의 발생 및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면서 “축산관계자는 불필요한 축산농장 방문을 자제해 주시고, 일반 국민께서도 철새도래지를 방문하지 말아 줄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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