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전파 가능성 높은 오리과 조류 120여만마리 압도적…“철새도래지 방문 자제”

환경부(장관 한화진)와 국립생물자원관(관장 서민환)은 전국 주요 철새도래지 200곳을 대상으로 12월 9일부터 3일간 겨울철새 서식 현황 조사를 하여 전국적으로 101종 약 156만 마리의 겨울철새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겨울철 조류 동시 총조사(센서스)'는 10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매달 실시하며, 겨울철새의 전국적인 분포 경향을 상세히 파악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대응에 활용한다.

이번 12월 전체 겨울철새 수는 전월인 11월에 비해 약 13만 마리(9%↑)가 증가했고, 지난해 12월 조사결과와 비교하면 약 4만 5천 마리(3%↑)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류인플루엔자 전파 가능성이 높은 오리과 조류(오리·기러기·고니류)는 전월 대비 약 16만 마리(15%↑), 전년 동기 대비 약 2만 5천 마리(2%↑)가 증가했다.

겨울철새 및 오리과 조류는 금강호, 영암호, 동진강, 만경강 하류 등 전북 서해안지역과 전남 서·남해안 지역에 집중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최근 일본에서 월동하던 흑두루미 중 일부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등에 의해 대규모로 폐사하여, 이를 피해 일부 개체들이 국내로 유입된 것으로 확인되어 이들 조류에 대한 도래 현황 파악도 함께 이루어졌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는 흑두루미를 취약종으로 분류하며 전 세계적으로 1만 5,000여 마리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환경부는 흑두루미를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흑두루미가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월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조사에서 흑두루미는 총 6천 700여 마리가 확인됐고, 순천만(4,437마리)에서 가장 많이 관찰됐다.

다음으로 간월호(1,055마리), 여자만(685마리), 광양만·갈사만(285마리), 고흥호(105마리) 등의 순으로 확인됐다.

허위행 국립생물자원관 국가철새연구센터장은 "11월 21일에 일본에서 온 것으로 추정되는 흑두루미를 포함해 순천만에서 9천 800여 마리가 관찰되었지만, 이후 일부 개체는 일본으로 다시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라며, "현재 국내에 남아있는 개체들은 순천만을 중심으로 분산한 것으로 추정한다"라고 밝혔다.

환경부는 이번 겨울 철새 현황조사 결과를 관계기관에 공유하고, 겨울 철새가 북상하는 내년 2~3월까지는 조류인플루엔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비상 대응체계를 유지한다.

상시예찰 대상 철새도래지(87곳)에 대해 주 1회 이상 예찰을 통해 철새도래지 출입통제 관리, 시료 채취 등을 실시한다. 

오리과 조류 분포도.
오리과 조류 분포도.

특히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지역에 대해서는 주 3회 이상 특별예찰을 실시하는 등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환경부 소속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을 비롯한 각 시도의 야생동물 질병진단기관에서는 조류인플루엔자 의심 폐사체 신고를 상시 접수해 진단하는 등 야생조류 폐사에 의한 조류 인플루엔자 확산에도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

또한, 매월 동물원 등 조류 전시, 관람, 보전시설에 대해서 방역상황을 확인하고 철새먹이주기 행사 시 사전교육을 통해 최소 인원 참여, 먹이 분산 제공, 철저한 소독 등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점검하고 있다.

환경부 김종률 자연보전국장은 "올해 겨울철새는 작년에 비해 소폭 증가했지만,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출 수는 월등히 많이 나타나고 있다"라며, "조류인플루엔자 확산 예방을 위해 가급적 철새도래지 방문을 자제하고, 부득이하게 방문할 경우 마스크 착용 및 소독 등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며, 폐사체 발견 즉시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에 신고(062-949-4367)해 달라"고 요청했다.

참고로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출 수는 2022년 11월 말까지 총 69건이 검출돼, 전년 동기(9건) 대비 7배 이상 증가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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