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보고회서 건설공법·공항 배치·로드맵 밝혀…“매립식으로 2029년 12월 개항”

2035년 6월 개항 예정으로 추진되던 가덕도신공항 개항일정이 예정보다 5년 6개월이나 앞당겨진 2029년 12월로 발표돼 무리한 일정이라는 지적과 함께 안전성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장관 원희룡)는 가덕도신공항 기본계획 수립용역을 2022년 8월 31일 착수한 데 이어 3월 14일 세종정부청사에서 기본계획 용역 중간 보고회를 개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이번 중간보고회에는 부산시, 울산시, 경상남도 등 지자체 관계자와 해양 수산부, 국방부(해군, 공군),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 등 공항 관계기관 및 기본계획 용역의 전문가 자문위원이 참석, 용역사에서 그간의 용역성과와 향후 추진계획을 발표한 후 앞으로 이어질 용역 추진방향을 중심으로 관계기관과 협조사항을 논의했다.

기본계획 용역 중간 보고회에서 논의된 주요 내용을 보면 우선 건설공법과 관련해 공항건설에 적용 가능한 매립식, 부체식, 잔교식 3개 공법 중 총 7회의 전문가 자문회의와 관련 지자체 협의를 거쳐 국제공항으로서의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해 사업비, 사업기간 단축 효과 등을 검토한 결과 사전타당성 조사결과와 동일하게 매립식 공법을 적용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매립·부체·잔교식 공법 모두 기술적으로는 공항 건설이 가능하나, 부체식은 공법 실증연구, 부체식 해상활주로에 대한 국제기준 정립 등 사전 절차 준비기간이 장기간 소요되며, 잔교식 공법은 공사비가 과다하게 소요될 것으로 분석됐다.

공항배치와 관련해서는 7차례의 검토회의, 2회의 전문가 자문회의를 거쳐 안전성, 사업비, 사업기간, 환경성 등을 고려한 육상과 해상에 걸쳐 계획하는 배치안을 선정했고, 추후 여객터미널, 화물터미널, 계류장 등 공항시설 배치계획과 관계기관 협의 의견을 반영하는 최적화 검토를 거쳐 최종 공항배치(Layout)를 확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사전타당성조사 ('21.5∼'22.4)에서는 충분한 공사기간을 가지고 전부 해상 매립 하는 안을 선정했으나, 기본계획에서는 공사기간 단축 효과를 주안점으로 고려해 육상과 해상에 걸쳐 공항시설을 배치하는 안을 선정했다.

공항배치(Layout) 선정결과 기본계획안(위)과 가덕도신공항 조감도(2021년 경남도 제공).
공항배치(Layout) 선정결과 기본계획안(위)과 가덕도신공항 조감도(2021년 경남도 제공).

용역사는 아울러 용역 중간 검토 결과, 깊은 바다(최대수심 약 30m)와 대규모 연약지반(최대심도 약 40m)을 매립해 건설하는 가덕도신공항(추정 총사업비 13.7조원)의 사업기간은 과거 공항건설 사례와 비교해 추정할 경우 상당한 사업시간이 소요되며, 적기 개항을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참고로 울릉공항은 2020년 11월 ∼ 2025년 12월까지 약 5년동안 7천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으며, 인천공항 3단계사업은 2009년  9월 ∼ 2017년 12월까지 약 8년간 4조6천억원이 투입됐다. 참고로 인천공항 1단계사업은 1992년 11월 ∼ 2001년  3월까지 9년간 5조6천억원이 사용됐다.

용역사는 특히 2030 부산세계박람회 개최에 맞춰 가덕도신공항을 안전하게 개항하는 것은 매우 도전적인 과제로서, 사업기간 단축을 위해 여러가지 사항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선 통상 실시계획 이후 착수하는 보상을 기본계획 수립 이후 보상착수 가능토록 편입토지 등의 세목을 기본계획 고시에 포함해 공사 착수시기를 약 1년 단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공항 배치를 육상과 해상에 걸쳐 배치해 해상 매립량 감소(사전타당성 조사결과 대비 1/2 이하) 및 육상 절취부에 여객터미널 공사 조기 추진 등을 통해 공사기간을 27개월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시공과정의 효율성과 창의성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신규 대형장비 도입, 신기술․신공법 적용 등 민간의 창의적인 제안을 수용할 수 있도록 2029년 12월 개항을 조건으로 부지조성공사(6~7조원 규모)는 단일공구 통합발주(턴키) 방식으로 시행하여공사기간을 29개월 단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법' 발의에 맞춰 대규모 복합공종 건설사업의 철저한 안전관리와 품질관리를 수행하고, 사업을 효율적으로 이끌어갈 전문사업관리조직(가칭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신설을 추진하고, 사업지연을 방지하기 위한 종합사업관리(PgM)를 설계단계부터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는 사전타당성조사결과에 대한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결과도 기획재정부의 재정사업평가위원회의 심의를 마쳤다고 밝히며, 앞으로 남은 기본계획 용역과정에서 다양한 사업기간 단축 방안을 강구 하여 연말까지 기본계획을 수립·고시하고, 2024년 말 공사 착수 후 2029년 12월 개항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 박지홍 가덕도신공항 건립추진단장은 “조기개항을 위해서는 기획재정부, 국방부, 환경부, 해양수산부 등 관련 부처 및 부산시 등 지자체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며, 향후 남아 있는 기본계획 수립기간 동안 관련기관이 제시한 의견에 대한 심도 있는 검토를 통해 사업기간 단축뿐 아니라 신공항의 안전과 품질을 확보하고, 지역개발과 조화된 사업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박 단장은 또 사업기간 단축과 관련해 “국내외 대규모 공항건설 경험이 많은 민간 으로부터 안전한 신공항의 적기 개항을 위한 창의적인 제안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작년 4월 가덕도 신공항 개항은 2035년 6월쯤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런데 이번 중간보고회에선 예정보다 5년 6개월 앞당긴 2029년 12월 가덕도 신공항을 조기 개항하겠다고 1년 만에 입장을 바꿨다.

정부는 “2030부산세계박람회 개최에 맞춰 가덕도 신공항을 안전하게 개항하겠다”며, 개항 일정을 급히 당긴 것이 2030년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원 때문임을 밝혔지만, 이 과정에서 '무리한 일정'이라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일례로 2025년 12월 개항을 목표로 현재 한창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울릉공항의 경우도 총사업비(7000억원)가 가덕도 신공항의 5%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공사 기간이 5년이나 걸렸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일관적 주장이다.

여기에 가덕신공항 활주로가 바다 위 매립지에 건설되는 만큼 지반이 들쑥날쑥하게 내려앉는 이른바 '부등침하 현상'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등 안전성에도 심대한 영향이 있을 것이란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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