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소 지음, 마음이음 펴냄

헐벗은 민둥산을 녹색으로 뒤덮은 우리나라 최초의 임학 박사 현신규 이야기가 책으로 나왔다.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는 동안 한국의 산림은 헐벗은 체 벌겋게 황톳빛 살을 드러냈다.

이런 모습을 보고 마음속으로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사명은 나무를 연구하여 조국의 산을 푸르게 하는 일이라고 다짐한 현신규.

그는 일본의 지배를 받던 1912년에 태어났으며 원래 꿈은 나무를 연구하는 임학자가 아니었다. 그러나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일이 곧 자기 사명대로 사는 것임을 깨닫고 나무 연구에 평생을 바치게 된다.

현신규는 수원고등농림학교 임학과를 졸업한 후, 일본 규슈대학에 유학하여 〈참나무속과 밤나무속 수목의 혈청학적 유연관계〉 연구로 우리나라 최초 임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 국무성 초청으로 미국에 가서 임목육종학을 배운다. 그간 해 온 자연림에 관한 연구로는 초록 나무가 간절한 조국의 민둥산에 큰 도움이 되지 않으리라는 판단에서였다.

한국으로 돌아온 현신규는 임목육종연구소를 세워 기적의 소나무라 불리는 리기테다소나무와 은수원사시나무를 개발한다.

현신규의 이런 연구와 노력 덕분에 한국의 산림은 단기간에 황톳빛 민둥산에서 푸른 녹색으로 물들게 되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산림 복구에 성공한 유일한 나라”라며 전 세계의 극찬을 받았다.

현신규는 과학자로서 끊임없이 의심하고 예외 법칙을 찾으며 탐구했다.

멘델의 유전 법칙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연구를 그쳤다면 2대 리기테다소나무가 자연 교배로 숲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을 것이다.

또한 700가지가 넘는 포플러 교배 조합법이 아니었다면 잡종강세를 가진 은수원사시나무를 개발하지 못했을 것이다.

평생을 나무 과학자로 산 현신규는 2001년 산림청 ‘숲의 명예 전당’, 2003년 과학기술부 ‘과학기술인 명예의 전당’에 헌정됐다.

『우리 숲을 살린 나무 과학자 현신규』는 어린이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임목육종학이라는 학문을 다룬다.

식민지와 전쟁을 거치며 처참해진 우리나라의 숲과 자연을 되살리기 위해 임목육종학을 도입해 푸른 기적을 일으킨 현신규.

어린이들은 끊임없이 연구하고 탐구하는 나무 과학자 현신규의 모습에서 꿈을 이루기 위한 최선의 노력과 나라와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 그리고 과학자로서의 신념과 책임감에 큰 감동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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