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2020년 기준 시장구조조사 결과’ 발표…“금융업 상위 사업자 쏠림현상 심화”

국내 제조업·광업 분야의 독과점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10년간 반도체·자동차 등 36개 업종의 독과점 구조는 유지·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한기정)는 독과점 시장구조 개선시책을 추진하기 위해 국내 산업 전반의 독과점현황 등 시장구조를 조사하고 그 결과를 공표했다.

이번 시장구조 조사는 통계청의 「2020년 경제총조사」 데이터를 활용하여 광업·제조업, 서비스업 등 국내 경제 전체의 시장집중도를 살펴본 것으로,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연구용역을 수행했다.

시장구조 조사는 통상 2년마다 광업·제조업을 대상으로 실시하나, 통계청의 경제총조사가 있었던 해(끝자리 0,5년)에는 산업별 데이터 확보가 용이하므로 조사범위를 전(全)산업으로 확대한다.

이에 따르면 광업·제조업 분야의 독과점 정도는 지난 10년간 소폭 완화됐으나 최근 들어 큰 변화 없이 유지 중이다.

독과점 구조 유지 산업 추이.
독과점 구조 유지 산업 추이.

상위 3개사 시장점유율 합계(CR3, 단순평균 기준)는 2010년 43.9%에서 2017년 41%대로 떨어진 이후 비슷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2016~2020년 연속 △1개사 점유율(CR1) 50% 이상 또는 △3개사 점유율 합계(CR3) 75% 이상의 독과점구조가 유지된 산업은 반도체·자동차·휴대폰 제조업 등 51개 업종으로 그 외 산업에 비해 시장집중도, 평균출하액 및 내수집중도가 높은 반면 R&D 비율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산업은 대부분 대규모 산업으로서, 대외부문으로부터 경쟁압력이 낮고 R&D투자 비율이 저조하다는 특징을 보인다.

특히 반도체·자동차 등 중 36개 산업은 상위기업들의 구성과 순위가 10년 넘게 변화없이 유지되어 독과점 정도가 고착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대부분 대규모 장치 산업으로 신규경쟁자의 진입이 어렵고 소수 기업의 시장 장악이 두드러진 분야이다.

광업․제조업 출하액 중 대규모기업집단에서의 출하액이 차지하는 비율은 45.9%를 차지했으며, 상위 5대 기업집단이 차지하는 비율(29.5%)이 6~71대 기업집단 전체 비율(16.4%)보다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2020년 광업‧제조업에서의 대규모 기업집단 비율.
2020년 광업‧제조업에서의 대규모 기업집단 비율.

서비스업 분야에서는 지난 10년 동안 독과점 정도가 완화되면서 경쟁이 활성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CR3(단순평균 기준)는 2010년 26.5%에서 2015년 23.8%, 2020년 21.8%로 하락했으며, CR3가 20% 미만인 산업의 비중이 63.9%로 광업·제조업(20.8%)보다 경쟁적인 시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서비스업 매출액 중 1~4위 규모를 차지하는 은행·보험업 등 금융 분야의 시장집중도는 5년 전보다 오히려 높아지는 등 경쟁상황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무선·위성통신업(CR3 90.9%) 등 37개 산업은 상위기업으로의 쏠림현상이 심한 독과점산업으로 파악됐다.

공정위는 독과점산업의 경쟁 활성화를 위해 규제개선을 추진하는 한편, 사업자들의 경쟁제한 및 소비자권익 침해행위에도 엄정히 대응하여 국민부담 완화를 도모할 예정이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장기 공급계약 강제 등의 불공정행위를 중점 점검하고, 자동차 분야와 관련하여서는 완성차업체를 중심으로 수직계열화 구조가 견고하게 유지된 자동차 부품시장 경쟁 촉진을 위한 제도개선을 추진 중이다.

아울러 금융 분야에서는 은행·카드사의 약관을 점검하여 불공정 조항에 대해서는 금융위(금감원)에 시정을 요청할 예정이며. 통신 분야에서는 휴대폰 유통시장의 경쟁촉진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시장분석을 실시하고, 관련부처와 함께 알뜰폰 사업자의 사업기반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시장구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시장분석을 통한 독과점산업의 경쟁촉진 방안 마련과 불공정행위 시정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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