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오염수 해양방류,국제안전기준 부합”…“전세계 상대로 벌이는 범죄 행위”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 기준에 부합한다고 결론내려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일본 정부가 지난 2021년 오염수 방류 계획을 밝히면서 IAEA에 안전성 검토를 맡긴 후 약 2년여 만에 나온 결론인데, 일본은 이를 기화로 방류를 서두를 것이 뻔해 보인다.

반면 국제사회나 국내 야당·시민단체들은 IAEA의 이번 결론에 강하게 반발하며,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의도된 오염수 유출, 방류시설 고장에 따른 비계획적 유출 가능성 등은 전혀 없는 ‘깡통 보고서’라고 비판했다.

여기에 "일본 외무성이 IAEA를 매수해 처음부터 보고서 정보를 입수해 보고서 작성에 깊이 참여하고, 일본 정부의 생각에 따라 보고서를 맞춤화하며 IAEA가 핵폐수방류를 승인하도록 설득했다"는 내용의 폭로 보도도 나와 일본이 전세계를 상대로 추악한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4일 일본기자클럽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후쿠시마 제1원전의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에 대해 국제안전기준에 부합한다고 평가했다"고 밝혔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보관탱크.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보관탱크.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 앞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만나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종합 보고서(comprehensive report)'를 전달했다면서 이 같은 결론을 전했다.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은 그러면서 "이번 보고서가 11개국 원자력 전문가로 구성된 국제 검증단이 수행한 결과"임을 강조하면서, "2년간에 걸쳐 평가를 했으며, 적합성은 확실하다, 기술적 관점에서 신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보고서는 과학적으로 답을 낸 것"이라고도 말하며, "앞으로 오염수 방류에 관해서도 IAEA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은 다만 "후쿠시마 제1원전에 저장된 처리수의 방출은 일본 정부의 국가적 결정이며, 이 보고서는 그 정책을 권고하거나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하고 싶다"며 오염수 방류 책임을 사실상 일본 정부에 떠넘기는 듯한 발언도 했다.

이 같은  IAEA의 발표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4일  대변인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IAEA의 보고서는 평가 작업에 참여한 모든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하게 반영하지 못했고, 관련 결론이 모든 전문가의 만장일치로 승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성급한 보고서 발표에 대해 유감"이라고 말했다.

외교부는 "일본은 국제사회의 우려와 반대를 무시하고 태평양을 '하수도'로 삼아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주장하고 있다"며 "일본은 원전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하려는 계획을 중단하고, 과학적이고 안전하며 투명하게 이를 처리할 것을 다시한번 촉구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외교부는 그러면서 "일본이 자기의 고집대로만 한다면 모든 결과를 감수해야 한다"며 보복 가능성도 시사했다. 

시민들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환경운동연합
시민들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환경운동연합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국내 야당들도 IAEA의 발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대책위원회' 명의로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그동안 지속해서 지적된 다핵종제거설비(ALPS)의 성능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보고서에는 측정·확인설비, 희석설비 등에 대한 검토와 평가만 있을 뿐, 핵폐수를 정화한다는 ALPS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IAEA가 시료로 채취한 오염수 분석에 대한 내용도 없다"며 "이번 보고서는 세계인과 대한민국의 우려를 해소하는 데 전혀 기여하지 않은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의 입장과 상상에 따른 '깡통 보고서'"라고 평가절하했다.

정의당도 김희서 수석대변인이 국회 브리핑에 나서 "IAEA 보고서의 핵심은 ALPS가 어떻게 처리하고 있느냐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이는 핵오염수 해양투기로 생기는 다양한 문제 중 일부만 보여주고 있을 뿐"이라면서 "성급한 보고서에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핵오염수 해양투기는 생태계와 인류에 비가역적인 위험 행위임이 분명하다"면서 "안전하다는 확증은 어디에도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시민언론 더탐사는 일본이 IAEA 관계자들을 매수했고 7월 중에 후쿠시마 핵오염수를 바다에 투기하기로 결정했다는 사실을 내부 관계자의 제보를 받아 폭로한 데 이어 4일에는 외신기자들을 상대로 한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매수된 IAEA는 마치 ‘짜고 치는 고스톱’처럼 이미 후쿠시마 핵오염수가 안전하다는 결론을 내놓은 채로 쇼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더탐사는 "일본 정부는 2년전에 IAEA에 보고서를 의뢰하며 검은돈을 건넸고,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도 일본정부로부터 100만 유로의 뇌물을 받은 것도 모자라 보고서 발표가 임박한 시점에 추가적인 돈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더탐사는 또 제보자 J의  내부 제보를 근거로 "이번에 IAEA가 보고서를 발표하기 앞서 이미 수차례 일본 정부에 보고서가 건네졌고, 일본 정부의 수정 요구를 비롯한 간여가 있었다"고 밝혔다. 더탐사는 그러면서 이번에 IAEA가 발표한 보고서의 표지와 판박이 처럼 똑같은 제보자가 제공한 표지와 목차를 근거로 제시했다. 

IAEA의 이번 보고서 발표에도 불구하고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가 여전히 안전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만에 하나 일본과 IAEA의 검은 커넥션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국제사회의 강도높은 비판과 시정요구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에코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