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시 사무총장 7월7~9일 방한, 비난 여론에 ‘움찔’…야당, “일본 편향적 검증”비판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2박3일간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9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뉴질랜드로 출국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지난 4일 일본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에 대한 IAEA의 종합 보고서를 발표한 뒤, 한국 등 반대 여론이 높은 나라들을 직접 방문해 의구심 해소를 위해 7일 부터 한국에 머물러 왔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지난7일 밤 김포공항에 몰려온 시민등의 격렬한 항의시위 속에 한국에 입국해 8일 정부 관계자와 <조선일보>, <연합뉴스> 등 우호적인 국내 5개 언론들을 만나 의견을 피력했다.

박진 외교부장관이 7월7~9일 간 방한 중인 라파엘 그로씨(Rafael Mariano Grossi)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을 7월8일 외교부 청사에서 접견했다. 사진=외교부
박진 외교부장관이 7월7~9일 간 방한 중인 라파엘 그로씨(Rafael Mariano Grossi)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을 7월8일 외교부 청사에서 접견했다. 사진=외교부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 자리에서 "한국내 일부 사람들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 내가 여기 온 이유 중 하나가 그 때문"이라며 "처리수의 삼중수소를 포함해 모든 핵종이 국제적인 기준 이하다. 나도 마실 수 있다. 그 안에서 수영도 할 수 있다"면서 안전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그러나 '해안방류가 최선이냐'는 질문에 "그것은 정치적인 결정이고, 정치적 결정을 판단할 수는 없다"며 "만약 원자력 안전 조치를 어기는 일이 있다면, 그때 그건 맞지 않다고 말할 권한이 있을 뿐"이라고 답해 논란를 불렀다.

한편 그로시 사무총장은 9일 더불어민주당을 방문해 야당의원들을 만났다.

더불어민주당의 요청에 따라 이뤄진 이번 회동에서 그로시 사무총장은 "우리가 도출한 결론은 (일본의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이) 국제안전기준에 부합하는 방식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며 "기술적 역할을 담당하는 직원들이 굉장히 충실하게 업무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IAEA는 일본 정부의 방류 계획이 제대로 잘 지켜지는지 완전히 검토하기 위해 수십년간 일본에 상주할 것"이라며 "IAEA 지역사무소를 후쿠시마에 개설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월7일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오염수 투기 반대 촉구 결의대회에 참석해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월7일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오염수 투기 반대 촉구 결의대회에 참석해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그러나 민주당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투기 저지 대책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처음부터 중립성과 객관성을 상실한 일본 편향적 검증을 했다"며 IAEA의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배출 안전성 평가' 종합보고서를 맹비난했다.

민주당은 그로시 사무총장이 전날 오염수 안에서 수영도 할 수 있다는 발언을 겨냥해 “그렇게 안전하다고 확신하신다면 물 부족 국가인 일본이 국내에서 음용수로 만들어 마시든지 아니면 공업용수나 농업용수로 쓰라고 일본 정부에 권고할 의사가 없는지 묻고 싶다”고 우회 비판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한국을 떠나 오염수 방류에 대한 반대가 심한 뉴질랜드와 쿡제도를 방문한다. 오염수 방류와 관련한 각종 의혹에 대해 "실체적 진실을 알리겠다"는 의도지만 한국에서의 활동 양상에 비추어 의혹에 대한 확실한 설명 없이 논란만 계속 양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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