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구달·더글러스 에이브럼스·게일 허드슨 지음, 사이언스북스 펴냄

 『희망의 책』은 글로벌 아이콘 시리즈의 두 번째 책으로, 최재천 교수가 “제인 구달 희망 시리즈의 마침표이자 느낌표!”라고 표현한 바로 그 책이다.

1934년 4월 3일 영국 런던에서 태어나 본머스에서 자란 제인 구달은 1957년 케냐 방문 중에 인류학자 루이스 리키를 처음 만난 이후 1960년 곰베 침팬지를 관 찰하러 떠났다.

제인 구달은 『희망의 책』에서 시간이 지나면 침팬지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 없었다면 다 포기했을 것이라고 회상한다.

침팬지와 환경에 대한 염려는 그가 곰베를 떠나게 된 이유였다.

제인 구달은 아프리카 전 역의 침팬지들에 대한 위협을 깨닫고 1986년 6개국 현장을 방문한 이후 비단 침팬지뿐만 아니라 인간과 환경 전반에 대한 변화를 촉구하고자 전 세계를 다니기 시작했다.

제인 구달 연구소(Jane Goodall Institute)는 침팬지를 비롯한 야생 동물과 환경 을 보호하기 위해 1977년 설립됐으며 현재 세계 28개국에 지부를 두고 있다.

희망의 책 2 전 세계적인 풀뿌리 환경 운동 모임인 뿌리와 새싹(Roots & Shoots)은 1991년에 “모든 사람은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희망적인 철학에 따라 젊은이들을 위 한 프로그램으로 시작됐다.

한국 내 뿌리와 새싹 소모임 운영 관리와 지원 업 무는 2013년 설립된 생명다양성재단(The Biodiversity Foundation)에서 총괄하고 있다.

이 책의 공저자이자 기획자인 더글러스 에이브럼스는 전작 『기쁨의 발견(The Book of Joy)』에서 달라이 라마, 데스먼드 투투 대주교를 만나 나눈 대화를 담아낸 바 있다.

기후 위기와 환경 파괴로 희망이 사라진 듯한 이 시대, 희망의 메신저 제인 구달과의 만남은 곧 코로나 19 팬데믹을 거치며 더욱 절실한 것이 됐다.

이 책은 크게 3부로 구성된다. 1부 「희망이란 무엇인가?」에서는 두 사람이 생각하는 희망의 진정한 의미를 떠올리며 어떻게 희망을 지켜나갈 수 있는지 탐구 하고 있다.

2부 「희망에 대한 제인의 네 가지 이유」는 희망의 네 가지 주요 근거 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제인 구달은 인간의 놀라운 지능, 자연의 회복 탄력성, 젊음의 힘, 굴하지 않는 인간의 정신력을 희망의 이유로 꼽는다.

3부 「희망은 끊 임없이 갱신된다」는 제인 구달의 여정이 처음 시작된 시절에서 출발해 다음번 모험에 대한 기대로, 희망으로 마무리된다.

두 사람의 첫 번째 만남은 2019년 8월 에이브럼스가 탄자니아의 옛 수도 다 르에스살람에 있는 제인 구달의 집을 방문하며 시작됐다.

1년에 300일 이상 세계를 다니며 바쁜 활동을 해 온 제인 구달은 1년에 두 번씩 손자들이 지내고 있는 다르에스살람에 잠시 들른다.

이 ‘희망’은 무엇일까?

제인 구달이 의미하는 ‘희망’은 정말로 무엇일까?

희망은 종종 오해를 부른다. 사람들은 희망이 단순히 수동적이고 부질없는 바람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무언가가 일어나기를 희망하지만, 그것을 위해서 아무 행동도 하지 않는다.

이런 태도는 행동과 참여를 요하는 진짜 희망과는 정반대다.

위험 한계선에 도달한 지구, 희망을 찾는 뜨거운 대화 에이브럼스가 아버지의 임종을 지키게 되어 갑작스럽게 중단된 대담은 2019년 12월 네덜란드 위트레흐트 근처의 자연 보호 구역에서 재개됐다.

탄자니아, 미 국, 중국, 전 세계에서 조금씩 뿌리내리기 시작한 제인 구달의 열정이 어느덧 젊 은이들 손에서 어떻게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는지를 하나하나 들려주고 있다.

“멋진 말씀이지만 전 세계에서 사람들이 직면하고 있는 압도적인 독재와 폭정을 생각하면 바다에 물 한 방울 떨어뜨리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을까요?”라는 에이 브럼스의 회의적인 질문에 제인 구달은 기꺼이 답한다.

“하지만 수백만 개의 물 방울이 실제로 바다를 이루잖아요.”

수천 명이 실천하는 윤리적 행동과 노력이 쌓이면 미래 세대를 위해 우리 지구를 지키고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두 사람은 굴하지 않는 인간의 정신력에 관해 각각 공유한 슬픔, 가 장 가깝고 소중한 사람을 잃은 경험에서도 희망의 한 조각을 발견해 낸다.

세 번째 만남은 제인 구달이 어린 시절을 보낸 영국 본머스의 고향집에서 이루어질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2020년 가을, 줌(zoom)을 통해 각각 본머스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다시금 연결될 수 있었다.

노트북 화면 너머로 제인 구달이 소중히 여기는 가족들, 친구이자 스승인 반려견 러스티, 가장 먼저 제인 구달에게 마음을 열었고, 흰개미를 잡는 도구를 사용한 것으로 유명한 침팬지 데이비드 그레이비어드의 사진을 볼 수 있다.

25년 넘게 함께 여행을 떠나는 원숭이 인형 미스터 H를 비롯해 전 세계에서 받은 봉제 인형들도 간직해 두었다.

또한 강연 때 사용하는 희망을 상징하는 물건, 모잠비크 내전에서 수 거한 대인 지뢰 금속으로 만든 종과, 지뢰 제거 작업 중 폭발 사고를 당한 크리스 문이 의족을 낄 때 사용하는 양말을 공개하며 그에 얽힌 이야기도 나눈다.

인간이 지구에서 개성과 생각과 감정을 지닌 유일한 동물이 아님을, 우리가 놀라운 동물의 왕국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일부분임을 알고 있던 제인 구달의 연구 방식은 전통적인 과학자들과는 달랐지만 결국 오늘날 인간과 동물의 관계 를 변화시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냈다.

1986년, 의학 연구소의 침팬지 처우 개선을 위해 나선 제인 구달은 이후 쉼 없이 새로운 강단에 서고 청중의 손을 잡아 왔다.

제인 구달이 자연을 연구하면서 배웠던 희망의 이야기를 공유한 이 책은 우리 모두의 행동이 다른 이에게 영감을 줄 것이라고 강조한다. '희망'은 '전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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