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UN 기조연설 통해 “원전·수소 등 무탄소에너지 활용 확대하자” 제안

윤석열 대통령은 우리 시각 21일(목) 열린 국제연합(UN) 총회 기조연설에서 무탄소에너지의 국제 확산과 선진국 - 개도국 간 ‘기후 격차’ 해소를 위한 국제 플랫폼으로 ‘CF 연합’을 결성하겠다고 밝혀 관심을 모았다.

'무탄소에너지(Carbon Free Energy)'은 전기 생산 과정에서 직접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모든 에너지원으로, 재생에너지(태양광, 풍력, 수력, 지열, 바이오매스 등)는 물론 원자력, 청정수소, 탄소포집·활용·저장(CCUS)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석탄소중립에 대한 기업들의 자발적 동참을 유도하기 위해 RE100과 같은 민간 이니셔티브가 추진되고 있지만, 이행수단을 재생에너지로만 한정해 국가·지역별로 상이한 이행 여건과 기업별로 다양한 전력사용패턴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음에 따라 이 같은 제안을 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재생에너지 여건이 불리한 나라에 소재한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비용부담이 커서 또 하나의 무역장벽으로 인식하는 기업들도 많다"며 대안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실제로 탄소중립 이행수단으로 특정 에너지원을 지정하는 방식 대신 기술 중립적 관점에서 탄소배출이 없는 다양한 에너지원을 두루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국제사회에서 터져 나오고 있는 중이다. 

9월 20일 윤석열 대통령이 유엔총회 본회의장에서 제78차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9월 20일 윤석열 대통령이 유엔총회 본회의장에서 제78차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윤 대통령은 "RE100을 대체하거나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무탄소 에너지원으로 범위를 확장하자는 보완재적 성격이 강하다"며 "재생에너지와 달리 원자력과 청정수소 등 무탄소 에너지는 민간의 노력만으로는 글로벌 확산에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국가 간 제도와 기준이 서로 다르고 또 한 나라의 노력만으로는 기술 혁신이나 규모의 경제 달성이 어렵기 때문에 국가간의 연대와 협력을 견인할 정부의 역할이 특히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윤 대통령은 '무탄소(CF) 연합' 결성을 제안하면서 CF 연합이 전 세계 기업 뿐 아니라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 등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이 될 것임을 밝힌 것이다.

CF 연합의 임무는 크게 3가지다. 무탄소에너지 분야 민간 혁신과 투자를 촉진하는 게 첫째다. 

기업의 기술개발과 투자에는 불확실성이 따른다. 

이를 완화하는데 필요한 정보 제공과 기술 컨설팅, 탄소차액계약(CCfD, Carbon Contract for Difference)과 같은 새로운 제도의 도입, 국제공동연구 과제의 발굴 등 유연한 기술 확보 체계를 정립해야 한다.

두 번째 임무는 무탄소에너지 이행·검증 체계와 국제표준의 확립이다. 무탄소에너지 전 과정(공급·조달·유통·소비)에 걸쳐 인증제도를 설계하고 인증결과의 국가 간 상호인정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 

무탄소에너지의 국내외 확산을 저해하는 요소를 식별하여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시급하다.

마지막 임무는 개도국이 무탄소에너지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다양한 선진국-개도국간 협력의제를 발굴하고 공적개발원조(ODA)와 연계하여 개도국의 무탄소에너지 진입장벽을 대폭 낮추어야 한다. 

윤 대통령은 "우리 기업과 협력해 개도국에 기술과 전문인력, 컨설팅 지원도 가능하다. 글로벌 중추국가로서의 위상을 더 높이는 일이기도 하고, 원자력·청정수소와 같이 우리나라가 경쟁력 있는 분야의 해외진출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인증제도의 체계적인 실행과 관련 산업의 인프라 구축, 국제회의와 양자·다자협의 채널을 활용한 국가 간 협력과 규범 정립을 통해 CF 연합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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