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재선충병 고사목 107만여그루, 작년비 3배 증가…“예산 늘려 조기 방제해야”

소나무가 말라 죽는 '소나무재선충' 피해가 최근들어 급증하고 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의 기술력으론 완전 방제가 어려워 걱정을 키우고 있다.

산림청이 밝힌 소나무재선충병 발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재선충 감염목은 올해 106만 5967그루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지난해 37만 8079그루에 비해 3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올해 발생한 소나무재선충병은 전국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데 이 중 특히 경북지역의 피해가 극심하다.

경상북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 말까지 소나무 고사목(재선충 피해 고사목+기타 고사목)이 신규로 51만그루(추정치) 발생했다. 전년도 47만그루보다 8.5% 늘었다.

경북도내 22개 시군 가운데 울릉군과 2019년 청정지역으로 환원된 영양을 제외한 20개 시군에 재선충병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포항 구룡포 해안지역과 안동댐·임하댐 일원에서 고사목이 많이 발생하는 등 포항, 경주, 안동, 구미 등 극심 지역 피해목이 도내 전체의 71%를 차지하고 있다.

경북도는 소나무재선충병이 확산하면서 발생 면적과 피해목이 점차 증가하고 있지만, 가용 예산을 최대한 활용해 선택과 집중으로 방제 관리할 수 있는 수준 이하로 유지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확산세를 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소나무재선충병에 걸린 소나무들(설악산 한계리). 사진=녹색연합
소나무재선충병에 걸린 소나무들(설악산 한계리). 사진=녹색연합

소나무재선충병은 1mm 내외 작은 재선충이 북방수염하늘소.솔수염하늘소를 매개로 소나무류에 침투해 말라 죽게 만드는 병으로, 아직까지 확실한 치료법이 없다는 점에서 '소나무 에이즈'라고도 불린다. 때문에 피해 초기에 빨리 발견하고 방제해 피해가 확산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

소나무재선충병은 소나무재선충병은 1988년 부산 금정산에서 최초로 발생한 이후 계속 증가하다가 2005년 이후 적극적인 방제 노력 결과로 급감했다. 그러나 2014년 이후 다시 발생하고 시작해 2017년 99만 2363, 2021년 30만 7919그루 등으로 증가해 왔다.

그러다 지난해 그러나 작년 37만 8079 그루로 늘었고, 올해에는 100만 그루를 넘어서는 심각한 확산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소나무재선충병이 이처럼 확산하는 이유는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매개충의 활동 시기가 빨라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산리청은 특히 "올해의 경우는 봄철 고온 현상으로 인해서 매개충의 우화(깨어나는)되는 시기가 일주일가량 빨라졌고 이로 인해 매개충의 활동 기간이 늘어나면서 피해가 확산됐다"고 보고 있다.

산림청은 소나무재선충병 방제를 위한 합동점검단까지 구성해 피해예방을 위한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으나, 현재의 기술력으론 박멸이 어려워 확산을 막기 위한 방제에만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내년 방제 예산은 올해보다 약 200억 원이 삭감됐다.

산림청 관계자는 "소나무는 국내 산림의 23%를 차지해 재선충병이 확산하면 태풍과 장마, 산불로 인한 피해를 막을 수가 없고, 소나무가 사라지면 도로 등을 덮치며 SOC에 큰 피해를 주고 복구에 많은 사회적 비용이 든다"며 "현재로선 조기에 예방하고 확산을 막는 방법 이외엔 뾰족한 수가 없는 만큼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방제 기술 개발을 병행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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