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분기 21만3,270대 판매, 61.6%↑…철저한 현지화·소비자 취향 분석이 비결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올 들어 3분기(7~9월)까지 미국에서 판매한 친환경차가 20만대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양사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가 인기를 끌었는데 美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뚫고 거둔 성과여서 주목된다.

16일 현대차·기아에 따르면 양사의 올해 1∼3분기 미국에서 친환경차 판매는 21만 3,270대로 지난해 동기(13만 1986대) 대비 61.6% 증가했다. 이는 현대차·기아의 작년 미국 친환경차 연간 판매량(18만 2,627대)보다 3만대 이상 많은 수치다.

회사별로 보면 올해 3분기까지 현대차는 11만 9,556대, 기아는 9만 3,714대의 친환경차를 각각 판매했다.

모델별로 보면 현대차에선 투싼 하이브리드가 3만353대로 가장 많이 팔렸고, 이어 전기차 아이오닉5(2만5306대), 싼타페 하이브리드(1만6,824대)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기아에선 스포티지 하이브리드가 3만604대로 1위를, 다음으로 니로 하이브리드(2만 3대), 쏘렌토 하이브리드(1만9,927대)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아이오닉5를 제외하면 양사 모두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현대차 제조 공장(자료사진).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 제조 공장(자료사진).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올해 1∼3분기 미국 시장에서 양사의 친환경차 전체 판매량 가운데 하이브리드차가 차지하는 비율은 67%(14만2986대)이며, 전기차는 32%(7만111대)를 기록했다. 

전기차의 경우 하이브리드차보다 판매량이 적지만, 전년 동기(4만7,095대) 대비 48.9%나 급증했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플랫폼 ‘E-GPM’을 처음으로 탑재한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가 전기차 판매를 이끌었다.

현대차·기아의 이 같은 친환경차 판매 실적은 지난해 8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발효 이후 양사가 세액 공제를 받기 위해 리스, 렌터카와 같은 상업용 시장을 집중 공략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IRA 발효에 따라 북미에서 조립하지 않은 전기차에는 세액공제 혜택이 주어지지 않는다. 다만 상업용 차량 조항을 활용하면 북미에서 조립하지 않은 전기차도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에 현대차·기아는 상업용 시장에서의 친환경차를 확대하는 등 집중 공략했다.

한국 자동차 업체의 미국 내 상업용 친환경차 판매 비중은 지난해 5%에서 올해 8월 55%까지 확대됐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에 전기차 전용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건설 중이다. 완공 시점은 2024년 3분기로 이후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되는 전기차는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J.D.파워는 '2023 미국 기술 경험 지수 조사'(U.S. Tech Experience Index, TXI)에서 제네시스(656점)와 현대자동차(547점)가 전체 브랜드 순위에서 캐딜락(533점) 렉서스(533점) BMW(528점) 등의 글로벌 브랜드를 제치고 각각 1,2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 조사는 2023년형 신차를 구입하고 90일 이상 소유한 8만여명의 소비자가 대상이었다.

이 같은 신뢰도를 바탕으로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미국에서 누적 판매 1500만대를 기록해 했다. 사상 처음으로 북미시장 10.3% 점유율을 달성한 것인데, 상반기에도 10.6%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가 친환경차는 물론 상업용 차 북미 시장에서 인정받는 배경 중 하나는 생산 및 솔루션 제공 등 철저한 현지화로 분석된다. 여기에 소비자 취향을 철저히 분석, 반영해 제품을 내놓은 것도 한 몫 한 것으로 풀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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