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28 총회 의장국 UAE 장관 발언 소개되며 뭇매…정부, 5개 이니셔티브 동참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의장국 술탄 알 자베르가 "지구 표면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전 대비 섭씨 1.5도 이내로 억제하기 위해 화석연료의 단계적 감축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과학은 없다"고 주장해 지탄을 받고 있다.

술탄 알 자베르는 UAE 첨단산업기술부 장관 겸 UAE 아부다비 국영석유공사(ADNOC)의 최고경영자(CEO)다.

BBC는 술탄 알 자베르가 지난달 21일 한 온라인 생중계 행사에서 전 유엔 기후변화 특사인 매리 로빈슨의 관련 질문에 "세계가 다시 동굴 속으로 들어가기를 원하지 않는 한 화석연료의 단계적 감축이 지속 가능한 사회경제적 발전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1일 "과학은 분명하다. (지구 온도 상승 폭) 1.5도 억제는 궁극적으로 화석연료를 태우는 것을 중단할 때만 가능하다"며 "명확한 기간을 설정해 단계적으로 감축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데이비드 킹 기후위기자문단(CCAG) 단장은 "COP28 의장이 화석연료 사용을 옹호하는 것을 듣자니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우려되고 놀랍다"고 말했다.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가 지난달 30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서 200여개국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개막했다. 이번 총회는 12일까지 열린다. 사진=COP28 누리집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가 지난달 30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서 200여개국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개막했다. 이번 총회는 12일까지 열린다. 사진=COP28 누리집

술탄 알 자베르가 이 같은 발언을 한 배경은 지난 3월 20일 정부간기후변화협의체(IPCC)가 발표한 종합보고서 때문으로 보고 있다.

IPCC는 종합보고서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즉시 큰 폭으로 줄이지 않는다면 이번 세기에 지구온난화를 억제하기 위해 협의된 한계온도 1.5℃를 넘어설 것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선 화석연료의 단계적 감축을 가속화해야한다"고 경고했다.

이후 국제앰네스티는 "법적 구속력을 지닌 '화석연료확산방지조약Fossil Fuel Non-Proliferation Treaty'에 대한 광범위한 촉구를 지지하며, 올해 말 개최되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8의 여러 기후 논의에서 각국 정부가 모든 화석연료 사용 및 생산의 신속한 단계적 감축에 합의할 것"을 촉구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따라 이미 세계 100개국 이상이 화석연료의 단계적 감축을 지지하고 나섰으며, 이번 COP28 총회에서 최종 합의에 이를 반영할지를 놓고 치열한 논쟁을 예고 했었다.

한편 우리 정부는 12월1~2일 두바이에서 개최된 COP28 정상회의에서 COP28 의장국인 UAE가 주도하는 5개의 이니셔티브(재생에너지 및 에너지효율, 수소 인증제도 상호인정, 농업 및 식량, 보건, 다층협력)에 동참한다.

COP28 의장국인 UAE는 파리협정의 1.5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탄소중립을 강조했으며, 이에 대한 정치적 의지를 범세계적으로 결집할 것을 요청했다.

우리 정부도 무탄소연합(CFA)을 결성하며 다양한 무탄소에너지원을 적극 활용할 것을 국제사회에 제안했다.

이에 전세계 재생에너지 및 에너지 효율 서약, 수소 인증제도에 대한 상호 인정 선언 동참을 통해 UAE를 비롯한 여러 유사 입장국들과의 협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외에도 우리 정부는 보건 및 식량 분야의 이니셔티브에도 참여해 기후변화 문제가 초래하는 다층적 위기에 대한 심각성을 강조하고 보다 효과적인 대응방안 마련에 적극 동참할 계획이다.

기후위기로 인한 보건, 식량안보에의 영향이 한층 심화되는 가운데, 정책 마련 시 기후-보건, 기후-식량 간의 상호관계에 대한 고려를 강화하고 관련 국제협력을 추진해 나가게 될 것이다.

한국을 포함해 미국, 영국, 프랑스 등 22개국이 2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넷제로 뉴클리어 이니셔티브(NetZero Nuclear Initiative)’ 지지 선언문을 채택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한국을 포함해 미국, 영국, 프랑스 등 22개국이 2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넷제로 뉴클리어 이니셔티브(NetZero Nuclear Initiative)’ 지지 선언문을 채택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우리 정부는 아울러 기후변화 대응은 중앙정부 뿐 아니라 지방정부와의 긴밀한 협업이 필수적이고 더욱 효과적이라는 인식 하에, 기후 문제에 있어서 지방정부의 역할을 보다 강화하고 중앙-지방 간의 다층협력을 제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이니셔티브에도 참여한다.

상기 이니셔티브는 COP28 의장국 주도의 자발적이고 비구속적인 계획 및 선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니셔티브의 동참 선언 및 지지 확대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기후 행동 의지를 결집해 결과적으로 파리협정 목표 달성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저작권자 © 에코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