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28서 '탈화석연료 전환' 합의로 새 도전 직면…“석유업계 의지 부족” 비판

지난해 12월 개최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탈화석연료 전환' 합의가 이루어지면서 석유산업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석유는 전 세계 에너지 소비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주요 에너지원이지만,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이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석유업계도 예외는 아니어서 돌파구로서 '친환경연료' 개발과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정유업계 4사는 2030년까지 친환경연료 분야에 약 6조 원을 투자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석유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친환경연료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차의 보급 확대에 따른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전기·수소연료다. 두 번째는 기존 석유 기반 연료의 탄소 배출을 줄인 저탄소·무탄소 연료다.

석유화학산업(자료사진). 사진=산업부
석유화학산업(자료사진). 사진=산업부

다음은 전기·수소연료다. 전기·수소연료는 온실가스 배출이 없는 완전한 무탄소 연료로, 석유산업의 탈탄소화 핵심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기차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660만 대로 전년 대비 60% 이상 증가했다.

수소차는 아직까지 전기차에 비해 보급이 미미한 수준이지만, 정부의 지원 확대와 기술 개발 진전에 따라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게 평가받고 있다.

마지막으로 저탄소·무탄소 연료다. 저탄소·무탄소 연료는 기존 석유 기반 연료의 탄소 배출을 줄인 연료로, 석유산업의 기존 사업 기반을 유지하면서도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저탄소·무탄소 연료로는 바이오디젤, 바이오에탄올, 수소연료전지차용 연료 등과 재생에너지 연료 등이 있다.

바이오디젤은 식물성 오일이나 동물성 유지를 원료로 만든 연료로, 기존 디젤 대비 탄소 배출량이 약 70% 적다. 바이오에탄올은 식물성 원료를 발효해 만든 연료로, 기존 휘발유 대비 탄소 배출량이 약 30% 적다.

수소연료전지차용 연료는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연료로, 기존 휘발유나 경유 차량 대비 탄소 배출량이 제로에 가깝다.

재생에너지 연료는 태양광, 풍력, 수력 등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생산한 연료로, 기존 석유 기반 연료에 비해 탄소 배출량이 적다.

이렇듯 친환경연료 향후 석유산업의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요소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국내 석유산업계의 투자는 아직 미흡하고 소극적이라는 지적이다.

국내 석유업계는 지난해 2030년까지 친환경연료 분야에 약 6조 원을 투자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는 석유산업 매출액의 약 5%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탈화석연료 전환에 대비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국내 석유산업계가 받는 두 번째 비판은 투자 분야가 한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국내 석유산업계는 주로 바이오연료, 수소연료 등 기존 석유 기반 연료의 탄소 배출을 줄이는 저탄소·무탄소 연료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전기연료 등 완전한 무탄소 연료에 대한 투자는 상대적으로 미흡한 상황.

때문에 국내 환경단체 등은 "석유업계가 탈화석연료 전환에 대한 의지가 부족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들은 "석유산업계가 아직까지 석유 기반 연료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친환경연료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에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고 있지만 이는 핑계에 불과하다"며 탈화석연료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2024. 1. 24(수) 08:00 서울 중구 컨퍼런스 하우스 달개비 미팅룸에서 오종훈 SK에너지 대표, 류 열 에쓰오일 전략/관리총괄 사장, 주영민 HD현대오일뱅크 대표, 김정수 GS칼텍스 부사장을 비롯한 국내 정유4사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석유업계 대표 간담회'를 주재했다. 사진=산업부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2024. 1. 24(수) 08:00 서울 중구 컨퍼런스 하우스 달개비 미팅룸에서 오종훈 SK에너지 대표, 류 열 에쓰오일 전략/관리총괄 사장, 주영민 HD현대오일뱅크 대표, 김정수 GS칼텍스 부사장을 비롯한 국내 정유4사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석유업계 대표 간담회'를 주재했다. 사진=산업부

이런 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안덕근) 최남호 2차관은 24일 국내 정유4사(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대표들과 만나 올해 석유업계의 주요 현안과 미래 발전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번 간담회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친환경 전환이라는 변화와 도전을 맞이하고 있는 석유업계와 직접 소통하며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지만 원론적인 대화가 오가는 수준에 그쳤다.

최남호 2차관은 “「석유사업법」 개정을 통해 친환경 연료 활성화를 위한 법·제도적 토대가 구축된 만큼 업계도 보다 과감한 투자로 화답해 줄 것”을 요청했으며, “원유 도입부터 수출의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애로사항을 즉시 공유하고 신시장 개척과 유망품목 발굴을 통해 수출 상승 모멘텀을 이어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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