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온 피해 예방 시설점검·과수화상병 방제 계획 세워야…기상정보 수시 확인

사과, 배, 복숭아 등 주요 과수의 꽃 피는 시기가 다가옴에 따라 개화기 저온 피해 예방을 위한 시설 점검을 서두르고, 과수화상병 등의 방제 계획도 철저히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지난겨울 전국 평균기온은 2.4도로 평년기온보다 1.9도 높았다. 이는 2019년(2.8도)에 이어 역대 두번째로 따뜻한 기온이다.

특히 올 2월은 전국 평균기온이 4.1도로 1973년 이후 2월 기온으로는 최고치를 기록했다. 3~5월에도 평년보다 따뜻해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지난겨울 전국 강수량은 236.7㎜로 평년 강수량(89.0㎜)의 2.7배에 달했다.

이런 영향으로 매화의 개화는 예년보다 11일에서 최대 6주까지, 배·복숭아·사과·포도 등의 개화기 역시 수일에서 수 주일까지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과 꽃 배주 흑변.
사과 꽃 배주 흑변.

평년보다 빠른 기온 상승에 반응해 생장 개시와 개화가 일찍 시작된 경우, 그 뒤에 찾아오는 갑작스러운 기온 하강으로 저온 피해가 발생한다. 주로 노지 재배 과수에 집중되며, 그 피해는 해마다 더 심각해지는 추세이다.

실제 지난해에도 4월 초순에 찾아온 영하 1~영상 2℃의 급작스러운 기온 하강과 서리로 인해 사과, 배, 복숭아, 매실, 키위 등에서 꽃봉오리 및 신초가 손상되거나 수정 불량 등 심각한 피해가 발생해 사과는 31%, 배는 20%까지 생산량이 감소했다.

과수화상병에 대한 방제 계획도 철저히 해야 한다.

최근 4년간 과수화상병 발생 농가 현황을 보면 2020년 747농가(395.1㏊), 2021년 619농가(289.4㏊), 2022년 245농가(108.2㏊), 2023년 234농가(111.8㏊)로 매년 줄고 있긴 하지만, 한 번 발생하면 피해가 크기 때문에 예방과 방제가 최우선이다.

특히 올해는 잦은 비와 고온으로 과수원 주변에 병원균이 잠재해 있을 가능성이 높아 궤양은 보이는 즉시 제거하고 감염 의심 나무를 발견했을 때는 바로 신고해야 한다.

다음은 농진청이 밝힌 저온 피해와 과수화상병 방제 요령이다.

방상팬 설치 모습.
방상팬 설치 모습.

우선 과수 개화기엔 ‘방상팬’, ‘미세살수장치’ 등을 활용해 저온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

방상팬은 위쪽의 따뜻한 공기를 아래쪽으로 내려보내는 대류를 이용해 과수원 내부 공기 흐름을 바꿔 저온과 서리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지상 10~11미터 높이에 회전하는 날개가 2~4개 달려 있고, 지상 방향으로 약 6~7도 기울어져 있다.

미세살수장치는 물을 안개처럼 뿜어내며, 물이 얼음으로 변할 때 나오는 열을 이용해 꽃(꽃눈)이 얼지 않게 한다.

살수량과 물 온도에 따라 나무에 전달되는 에너지가 달라지는데, 20도(℃)의 물 1리터를 나무에 뿌려주면 총 100kcal의 에너지가 꽃눈에 전달된다.

금속성 용기에 메탄올, 젤, 목탄, 액체파라핀 같은 연소 자재를 넣고 태워 과수원 내부 온도를 높이는 연소법도 고려할 수 있다. 연소법은 화재 위험이 있으므로 설치 전에 주변을 정리한다. 작업자는 연소 자재가 완전히 타 없어질 때까지 주변에 대기하며 화재 안전 관리를 한다.

요소 0.3%(1.5kg/500L)와 붕산 0.1%(0.5kg/500L)를 섞어 엽면살포하면 과수의 내한성을 높일 수 있고, 착과량 향상에 도움이 된다. 배는 꽃눈이 튼 직후(발아기~발아기와 전엽기 사이), 사과는 눈이 트고 잎이 펴지기 전(발아기~녹색기) 사이에 주면 알맞다.

미세살수 장치 이용 살수 모습.
미세살수 장치 이용 살수 모습.

과수화상병 예방을 위해선 개화기 2회 방제는 필수이며, 예측 알림 등을 확인해 등록 약제를 살포해야 한다. 과수화상병 예방을 위해 개화 전 방제를 마친 농가는 개화기에 총 2회 이상 약제 방제를 한다.

‘과수화상병 예측정보시스템(https://fireblight.org)’의 지역별 방제 시기 정보나 농촌진흥청과 시군 농업기술센터가 제공하는 알림 문자를 확인한 뒤 24시간 안에 약제를 살포하면 방제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온라인이나 이동통신을 이용해 정보 검색이 어렵거나 알림 문자 수신 동의를 하지 않았다면, 과수원 내부의 꽃이 절반 정도 피었을 때부터 5~7일 간격으로 약제를 살포하면 된다.

개화기 2회 약제를 준 뒤에도 과수화상병 예측정보시스템에서 연속으로 ‘감염 위험’ 경고가 뜨면 추가로 약제를 살포해야 한다.

과수화상병 방제 약제는 시군 농업기술센터에서 배부한다. 방제 약제는 사용 지침을 준수해 정량 사용하고, 다른 약제와 혼용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한편, 사과와 배를 재배하는 전국 약 6만 농가의 과수 궤양 제거율은 현재(3.8. 기준) 100%로 나타났다. 궤양은 과수화상병을 일으키는 병원균의 잠복처이므로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농촌진흥청 권철희 농촌지원국장은 “현재 도농업기술원과 협업해 상습 저온 피해지역을 중심으로 피해경감 사전 대응 기술을 지원하고 있다”며 “영농현장에서도 냉해로 인한 손실을 줄일 수 있는 방지시설을 설치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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