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도봉구의 '방학동 은행나무'와 종로구의 '필운동 홍건익 가옥'이 각각 서울시 기념물과 민속문화재로 지정, 보존된다.

서울특별시장이 지정하는 서울시 문화재에는 유형문화재, 기념물, 민속문화재, 무형문화재, 문화재자료가 있으며, 이 중 기념물은 희귀한 동식물, 자연명소, 저명한 경승지, 성곽, 비석 등 학술적으로 가치가 큰 문화재를 일컫는다.

또 민속문화재는 한옥, 제당 및 사당 등 의식주를 포함한 한국민족의 기본적 생활문화와 민속문화 등의 특색을 나타내는 문화재가 여기에 해당된다. 현재 서울시 기념물과 민속문화재는 각각 32건씩 지정돼 보존되고 있다.

▲ 방학동 은행나무 전경
방학동 은행나무는 연산군과 그의 비 신씨의 합장묘(연산군묘 : 사적 제362호)가 있는 구릉 아래 자리하고 있다. 

방학동 은행나무는 그 규모가 크고 수령이 오래된 것으로 추정돼 이미 서울시 보호수 서10-1호(1968.2.26)으로 지정돼 있었다.

국립산림과학원의 과학적 수령조사 결과, 빠르면 1460년대 늦어도 1510년대에 심어진 나무로 측정(550±50년)되는데 이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서울시 소재 수목 중에서도 최고령에 해당하는 천연기념물 제59호 '서울 문묘 은행나무(수령 702년)' 다음으로 수령이 오래된 것이다.

세월이 흘러 외관은 그 옛날의 모습과 달라졌지만, 조선 전기에 식재되어 연산군과 신씨 합장묘의 조성과정도 지켜보는 등 이 지역의 역사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수목으로 생장상태가 양호하고 수형 또한 아름다워 문화재적 가치가 크다.

이에 서울시 문화재위원회 심의(2012.12.14)에서 시 기념물 지정 가치가 있다고 의결됐다.

아울러 서울특별시 종로구 필운동 88-1번지(필운대로1길 14-4)에 위치한 '필운동 홍건익 가옥'은 사람이 거주한 지 오래돼 관리상태가 좋지 않으나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개보수가 자주 이루어지지 않아 1930년대 축조 당시의 건축기법과 구조, 세부시설이 잘 남아있다.

서울의 근대한옥들이 보통 ‘ㅁ’자형 구조를 가진 것에 비해 나지막한 구릉으로 이루어진 지형을 잘 이용해 한옥 5동(대문 및 문간채 1동, 행랑채 1동, 사랑채 및 중문채 1동, 안채 1동, 별채 1동)의 각 채 공간 분할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도록 배치돼 있고 후원 입구에는 일각문 1기가 세워져 있으며, 전통 우물까지 완전하게 보유하고 있는 서울 시내 유일한 한옥이다.

▲ 홍건익 가옥 별채

뿐만 아니라 별채는 태극문양과 이화꽃 문양이 새겨진 꽃담이 있고 안채 마루의 앞면 기둥 사이를 막은 여모판(풍혈)에는 팔괘 문양이 새겨져 있는 등 아기자기한 장식적 요소들이 잘 남아있다.

구전되는 말 중에는 백사 이항복의 고택이라는 말도 있었으나, 건축사적 측면으로 일제강점기 근대 한옥의 형태와 구조를 가지고 있고, (구)토지대장과 (구)가옥대장에서도 현존하는 한옥 5동의 신축 기록(1936년에 ‘홍건익’씨 신축)이 확인될 뿐 아니라, 별채의 상량문 “龍 歲在甲戌十月壬午逆十五日丙申申時立柱上樑 龜”에서 갑술년(1934년)에 상량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어 축조시점이 명확하게 밝혀졌다.

안타깝게도 건축주인 홍건익이라는 인물의 주요활동에 대한 기록은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가옥 자체가 전통방식 일부를 수용한 근대 한옥의 과도기적 면모를 잘 나타내고 있어 건축사적으로 그 가치가 크다.

이에 서울시 문화재위원회 심의(2012.12.20)에서 시 민속문화재로 지정 가치가 있다고 의결됐다.

서울시는 '방학동 은행나무'와 '필운동 홍건익 가옥' 에 대한 문화재 지정계획을 24일(목)부터 30일 동안 예고해 각계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재위원회 최종심의를 거쳐 3월 말에 각각 서울시 기념물과 민속문화재로 최종 지정고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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