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한강 정책이 '한강 자연성 회복'에 방점이 찍혔다. 

20일 서울시와 한강시민위원회가 밝힌 '한강의 자연성회복 기본구상'은 2030년 한강의 미래상을 ‘두모포에 큰 고니 날아오르고, 아이들 멱을 감는 한강’에 두고, 한강의 자연성을 지속적으로 회복해 나간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현재 서울시 관리 구간에는 출현하지 않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큰 고니가 날아오를 정도로 자연성을 회복하고, 서울시 관리수역 전 구간에서 아이들이 물놀이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수질을 개선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 강서생태공원
큰 고니는 한강 상류역에 출현하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 Ⅱ급 조류로, 먹이·서식처 부족 등의 문제로 서울시 관리 구간에는 출현하지 않는 종이다. 두모포는 중랑천과 한강 본류 합류지점, 옛 저자도 인근의 포구를 말한다.

서울시는 전문가·시민 등으로 구성된 한강시민위원회와 함께 이러한 비전과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방향으로 ‘한강의 자연성회복 기본구상’을 발표, 앞으로 한강을 사람이 관리, 전유하는 공간을 넘어 자연과 사람이 공존·공생하는 미래 자연유산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강시민위원회(위원장 김정욱 서울대환경대학원 교수)는 생태환경·역사문화·도시계획·시민이용 등 각 분야의 전문가와 시민단체 인사 30명으로 구성됐다.

지난해 3월 구성돼 그동안의 개발 사업이 한강의 자연성에 끼친 영향을 평가하고, ‘시민·전문가 의견(설문조사, 토론회 등)’, ‘기본구상 학술용역(서울연구원) 결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한강의 비전과 정책방향 수립에 중요한 한 축을 담당했다.

이번에 서울시가 밝힌 '한강의 자연성회복 기본구상'의 핵심 가치와 철학은 강과 사람의 관계개선을 통한 ‘자연과 사람의 공존’이다.

서울시는 앞으로 한강의 자연하천으로서 상실된 기능을 회복함은 물론 본래 갖고 있었지만 훼손된 생태적, 역사·경관적 가치를 복원함으로써 동식물과 사람 모두가 행복한 한강을 만들어 나간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현재의 주변지역 여건과 강변도로, 제방과 같은 시설에 대한 사회·경제적 수요, 홍수방어, 수자원 확보, 공원이용 수요 등을 고려하되, 가능한 범위 내에서 한강생태의 건강성을 되찾고, 역사경관을 되살리는 쪽으로 사업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현재, 한강의 수질은 잠실수중보 상류 지역은 수질기준 좋음(Ⅰb), 대부분의 구간이 약간 좋음(Ⅱ) 등급으로 안심하고 물놀이하기 위해서는 수질개선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러한 생태복원 성과를 가시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지표로는 어류·조류·포유류를 포괄하는 △황복(수면/하상) △큰 고니(강변/하안) △물총새(지천합류부) △개개비(둔치) △딱따구리(제방) △삵(제외지) 6종을 선정했다.

서울시는 자연성회복 기본구상을 골격으로 올해 4대 선도 사업을 우선 추진하고, 각계각층의 시민 의견을 반영해 장기 실행계획에 해당하는 ‘2030 한강 자연성회복 기본계획’을 올 연말까지는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이번에 밝힌 8대 핵심과제는 △자연하천 물길복원 △생물서식처 복원 △역사·경관 복원 △한강 숲 조성 △생태축 연결 △수질개선 △지속가능한 하천관리 기준 마련 △하천거버넌스 체계의 단계적 구축 등이다. 

▲ 2013년부터 추진할 한강 자연성회복 기본계획 선도사업.
서울시는 이 중 올해 4대 선도사업으로 ‘반포 서래섬 생태·경관거점 복원 시범사업’, ‘탄천 합류부 등 4곳 한강 숲 조성’, ‘보전·이용이 조화를 이룬 관리기준 마련’, ‘한강 하천거버넌스 체계 구축’을 추진하고, 나머지 기본구상에 대한 구체적 실행방안도 시민 토론회, 설문조사 등을 통해 올 연말까지 완성할 계획이다.

반포 서래섬 주변은 생태·경관복원 후보지 8곳 중 이촌·반포권역에 속하며, 그동안 수리·생태환경 분석 결과 자연하안을 조성하더라도 홍수방어에 문제가 없고, 모래톱 형성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지역이다.

우선 인공호안을 자연하안으로 바꾸고, 동 구간을 중심으로 자연성 회복 효과가 집약적으로 나타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반포천 낙차공개선, 수변 식생대 조성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강 숲 조성의 경우 후보지 9곳 중 수리 안정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여의도 샛강 합류부 요트마리나 주변'과 '잠원 한남대교 하류', '잠실 나들목 주변'과 '탄천 합류부'등 4곳에 서울그린트러스트, 서울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 기업, 학교 등과 함께 연중 강변 숲을 조성해 나가게 된다.

보전․복원․이용권역 구분에 따른 지속가능한 하천관리기준, 생태 친화적인 공원․시설 이용 기준 등을 담은 '한강기본조례'를 마련하고 범시민 자율실천 규범인 '한강 보전․이용 10원칙'을 작성, 시민과 함께 한강을󰡐생명의 강󰡑으로 만들어 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계획이다.

'한강 하천거버넌스 체계'는 강살리기네트워크가 주최하는 ‘강의 날’ 서울대회, 자치단체가 참여하는 ‘한강유역 문화장터’, 한강형 자원봉사 모델인 ‘CANS’사업 등을 통해 한강유역의 자치단체, 시민, 기업, 학교가 서로 교류하고 참여하는 가운데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강의 날’ 서울대회는 8월 중 2박 3일로 강 살리기 컨테스트, 포럼 등을 개최하며, 한강유역 문화장터는 강원․충청 16개 시․군이 참여해 4~10월, 월 1회 이상 개장하는 장터다.

‘CANS’ 사업은 기업(C), 아파트(A), 단체(N), 학교(S)가 1사 1공원 자원봉사 형태로 한강공원관리에 참여하는 자원봉사 모델로 2012년 2개 공원에 시범운영하던 것을 올해 11개 공원 전체로 확대했다.

한편, 서울시의 한강 자연성회복 기본구상은 자연형 하천생태복원을 추진 중인 세계의 흐름과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 미국의 경우 이미 1990년대 ‘연방 하천복원 실무팀’을 구성해 지금까지 750개 댐을 해체하고, 3만 7,000개의 하천을 자연형으로 복원했다.

특히 하천관리정책은 국가 환경정책 수준을 결정하는 중요 요소로 OECD국가로서 생태, 역사, 문화가 조화를 이룬 새로운 하천관리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한국영 한강사업본부장은 “깨끗한 물과 풍부한 생물서식처, 자연스런 수변경관이 어우러지고, 자연과 사람이 공존·공생할 수 있는 수준으로 한강의 생명력을 높여나가겠다”며 “궁극적으로 동식물과 사람 모두가 행복한 미래 자연유산으로 보전·계승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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