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를 전후해 사랑을 알만한 나이가 되면 나는 이라고 하는 '사랑니'. 

몸의 컨디션이 안좋으면 영락없이 잇몸이 붓고 통증도 오는  아픈 몸의 척후병이다. 이 처럼 기분 나쁜 통증을 없애기 위해 병원에 가면 "사용할 수 있을 때 까지 끝까지 사용하라"며 발치를 말리기 일쑤인 처치곤란의 어금니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런 사랑니의 통증이 인류 조상들의 식습관 탓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영국 켄트 대학 연구진은 전세계 박물관에서 수집한 11개 인구 집단의 두개골을분석해 식습관의 변화가 인류의 얼굴과 턱 구조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21일 온라인판 미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발표했다.

조사 대상인 11개 집단 가운데 5개 집단은 아프리카의 산족(부시맨)이나 알래스카, 그린란드의 이누이트족처럼 사냥과 채취, 고기잡이를 기반으로 한 생활방식을 가졌으며 다른 6개 집단은 농업에 의존해 살았다.

연구진은 이들 집단이 어떤 음식을 주식으로 삼느냐에 따라 턱의 해부학적 구조에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수렵 채취민들은 전반적으로 농경민에 비해 턱뼈가 길고 좁았는데 이는 농경사회 사람들이 전분이나 조리된 재료 등 부드러운 음식을 더 많이 먹은 반면 수렵 채취민들은 가공되지 않은 날것을 더 많이 먹은 결과로 추측되고 있다.

연구진은 생활방식에 따라 달라지는 턱운동의 양이 턱의 발달에 영향을 미치며,단단한 것이 많이 포함된 음식을 먹는데는 긴 턱이 더 적합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후기 산업시대의 많은 인류 집단에서 과밀치아와 부정교합의 사례가 많이 나타나는 현상은 바로 이런 식습관의 변화로 설명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현대 사회인들의 턱이 짧아졌기 때문에 치아를 모두 수용하기에는 공간이 부족하고 그 결과 사랑니가 날 때 그처럼 아플 것이라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그런데 사랑니는 20세 전후에 나기 시작하나 모든 사람들에게 다 나는 것은 아니고 약 7%의 사람에게서는 볼 수가 없다.  게다가 4개가 모두 나 있는 사람은 약 60%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영국 캔트대학의 연구진들은 사랑니 통증의 원인을 완벽하게 밝힌 건 아닌 것 같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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