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대한민국을 ‘녹색의료관광’의 메카로!-5

싱가포르는 태국, 인도, 필리핀 ,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대표 의료관광지 중 가장 발전된 국가로 평가 받고 있다.

아시아에서 의료관광의 가장 대표적인 나라로 꼽을 수 있는 싱가포르의 성공요인은 경쟁 평가시스템 도입을 통한 공공의료기관 경쟁력 강화와 국제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의료서비스 고급화 그리고 해외환자를 위한 전용 서비스센터 운영 등을 들 수 있다.

이 외에 싱가포르는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의료의 질이 높고, 가격에 비해 서비스가 좋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싱가포르는 의료관광의 대표적인 나라답게 건강검진과 같은 기본 서비스부터 이식수술과 회복 프로그램 등 전문적인 의료서비스까지 건강과 관련된 모든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아시아에서 가장 발달된 의료관광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 받고 있으며 첨단 의료시설을 갖추고 건강검진과 수술, 도시관광과 온천체험을 묶은 여행 상품도 나오고 있다.

‘의료관광 허브’를 향한 싱가포르의 전략은 '믿을 수 있고, 안전하고, 우수하다'는 브랜드를 심어 주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외국인 환자를 위한 one-stop 치료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국가와 병원이 함께 총력을 기울이고 각 나라에 환자의뢰협약을 맺는 네트워크 병원을 늘려가면서 우수한 외국 의료진을 적극적으로 영입해 의료의 질을 최고수준으로 올리고 있다.

또한 의료기술을 표준화하고 진료비를 투명하게 해 해외환자들로부터 신뢰도를 높이고 불필요한 진료를 규제하는 내부감사체계를 강화해 국가 브랜드 및 이미지 구축에 든든한 기반을 다져가고 있다.

▲ 싱가포르 의료관광은 싱가포르 사람 뿐 아니라 다국적 인종이 함께 참여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로 인해 싱가포르의 의료관광객은 해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싱가포르 관광청에 따르면 2006년 의료관광객은 55만5,000명으로 의료관광 전체 수입 중 관광수입이 13억 달러(SGD)였던 것이 2007년은 57만1,000명에 17억 달러(SGD)로 늘었다.

2010년에는 72만5,000명의 의료관광객이 싱가포르를 찾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싱가포르 정부와 병원들은 2012년 의료관광객수 목표를 100만 명, 관련 수익을 30억 달러(USD)로 잡았을 정도다.

이처럼 싱가포르의 의료관광 산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는 우선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능한 전문 인력 양성을 들 수 있다.

해외 환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외국인 환자를 맞이하고 그들의 치료에 가장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의사 및 관련 간호사, 코디네이터 등 의료관광 전담인력의 외국어 구사능력이 배비돼 있어야 한다.

또한 언어의 준비와 함께 각 나라의 문화적 특이성을 파악해 의료관광을 위해 타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환자들이 치료받는 기간 동안 편안함을 느끼며 치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싱가포르는 다민족 국가의 특성과 지리적·역사적 배경은 차치하고라도 정부의 적극적인 언어 정책으로 의료진은 영어를 비롯한 각각의 자기민족에 해당하는 언어를 구사할 수 있다.

또한 간호인력 구성이 국제화 돼 70%만이 싱가포르 사람이고, 나머지 30%는 필리핀 등 외국 출신이며 외국인 환자 진료에 문화적 언어적 장벽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싱가포르의 의료관광 산업이 현재처럼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이 같은 언어문제 해결이라는 큰 산을 넘었기 때문이라는 데 재론의 여지가 없다.

비슷한 케이스로 인도의 경우 역시 영어가 가능한 의료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외국 환자들에게 큰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때문에 인도는 다른 경쟁국에 비해 다소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의 의료관광 선호지로 선택되고 있는 것이다.

▲ 싱가포르 의료관광을 선두에서 이끌고 있는 래플스 병원.


여기에 값싸고 질 높은 의료서비스가 곁들어진다며 타 국가와 의료관광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고 전 세계 환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할 것으로 본다.  

싱가포르 의료관광이 활성화 된 또 다른 이유로 외국인환자의 입국절차 간소화를 들 수 있다.

싱가포르를 찾는 의료관광객에 대한 별도 의료전문비자는 없으며, 입국시 사증허가서를 전달하면 도착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다.

비자는 병원에서 직접 외무부에 신청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손쉽게 1~2년 복수비자 신청이 가능하다.

복수비자 신청시 여권사본과 수수료만으로 간편하게 신청이 가능하고 발급기간도 3~5일로 신속하게 처리된다.

단기비자의 경우에는 입국일로부터 89일 초과하지 않은 경우라면, 온라인으로 체류연장 신청이 가능하다.

이에 반해 한국의 경우 해외환자 유치를 위해 의료비자 발급제도가 2009년 도입되었으나 여전히 문제가 남아있다.
 
현재 외국인이 한국에서 의료관광 관련 서비스를 받고자 실제로 의료비자 발급을 받으려고 할 때 그 기준이 명료하지 않은 실정이다.

아직 정착되지 않는 법적 시스템으로 매번 요구하는 서류가 다르고, 관련 교육을 80시간 이상 받은 자만 외국인 환자를 초청할 수 있는 것도 문제다.

여기에 환자의 국내 체류에 대한 모든 책임이 병원에 있기 때문에 문제 발생 시 패널티가 부여되는 등 보완해야 할 사항이 적지 않다.

아울러 한국은 의료관광의 잠재력이 높은 아시아인(전체 방문객의 73%)에 대한 별도의 비자혜택이 없어 의료관광 수요창출이 장벽에 가로막혀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참고로 인도의 경우 역시 의료관광비자(Medical Visa) 제도 도입을 통해 본인 및 동반자에게 1년간 비자혜택을 부여해 관광객들의 편의를 도모하고 있다.

▲ 싱가포르 의료관광 환경. 표 내용 참고= 주경근, '의료관광의 활성화방안에 관한 연구(2010년)'
싱가포르 의료관광 활성화의 또 다른 요인은 각 기관들의 긴밀한 관계 유지 및 협력이다.

싱가포르는 2001년 의료관광 국가 브랜드인 ‘Singapore Medicine’을 개발, 2003년부터 본격적인 지원정책을 펴고 있다.

‘Singapore Medicine’은 싱가포르관광청과 경제개발위원회, 무역개발국 등 3개 정부기관으로 이루어진 협의체이며, 부처간 불필요한 경쟁에 따른 비용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협력과 경쟁의 조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차원에서는 경제개발위원회에서 전반적인 정책 수립과 제도개선을 담당하고 있으며, 싱가포르 관광청에서 의료관광과 관련된 실무정책을 운영하고 의료관광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싱가포르 관광청은 최근 의료관광 이머징 마켓으로 독일, 일본, 호주, 미국 4개국을 지정했으며 이들 시장에서 양질의 헬스케어 서비스를 좋은 가격으로 홍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싱가포르 관광청은 미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주요 마켓에서 의료관광 로드쇼를 매년 수차례 진행하고 있으며, 의료관광 브랜딩사업과 연계해 미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의료관광 안내책자를 제작한 바 있다.

이처럼 싱가포르의 의료관광 활성화 요인을 살펴보면 정부기관과 중요 메디컬센터, 여행사, 보험사, 에이전시 등 주요 이해 관계자들이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아직 시작 단계인 우리나라 의료관광 업계에 많은 교훈을 제시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의료관광이 중대한 시술을 포함하고 있어 가볍게 다룰 수 없는 영역임이 분명하지만 의료관광 분야 역시 소비자가 구매하고 싶은 매력적인 '상품'이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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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명애 교수

<필자 약력>
서울여자간호대학교 겸임교수(의료관광, 뷰티산업), 중국관광TV협회 이사, 다음 까페 '나는 간호사' 운영자
<논문 및 저서>
'의료관광 성공요인 국제사례 연구'(2001. 8. 아주대경영대학원 논문), '병원코디네이터'(2011.1. 포널스출판사), '비만 베이직'(2011.11.)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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