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대한민국을 ‘녹색의료관광’의 메카로!-6

세계적인 관광대국 태국은 아시아를 넘어 세계가 주목하는 의료관광 선도국이다.

태국의 의료관광은 1997년 금융위기 당시 대부분 병원들의 경영이 어려워지자 이를 개선하려는 목적에서 시작됐다.

금융 위기 당시에 태국 사립병원의 43%가 존폐 기로에 처했으나 그 해 의료시장을 완전 개방하는 정공법과 함께 의료관광 서비스의 개발로 재기에 성공했다.

특히 태국의 범룽랏 병원은 의료관광의 전초기지가 돼 최초로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는 등 태국을 넘어 세계의료관광을 활성화시키는 출발점이 됐다.

태국 의료관광의 성공요인은 무엇보다 차별화된 틈새시장 공략과 국제적 인증을 통한 신뢰감 확보, 의료·건강관리서비스, 허브상품의 동반성장 등에서 찾을 수 있다.
 
태국은 선진국 고령자를 타겟시장으로 선정해 풍부한 관광자원을 활용한 장기 투숙·요양을 위한 휴양리조트, 여가 프로그램, 일대일 간호·간병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해외의료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태국을 찾는 주요 의료관광객은 해외환자의 70% 이상이 인접 개발도상국에서 유입되는 싱가포르와는 달리 일본(16.7%), 미국(8.7%), 영국(7.6%), 독일(3.8%)순으로 다양하게 분포돼 있다.

또한 의료서비스뿐 아니라 스파, 전통마사지, 허브상품, 아로마테라피 등이 융합된 복합의료관광시장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태국 공중보건부는 지난 2004년 태국을 아시아의 건강수도(The Health Capital)이자 의료관광 허브로 발전시키기 위한 5개년 계획을 수립했다.
 
이 계획은 의료서비스, 헬스 케어 서비스, 태국 약초상품 등의 3가지 영역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헬스 케어 서비스의 3대 주요 프로그램은 건강 스파, 전통 타이 마사지, 장기간 체류 헬스 케어 상품 및 서비스다.

태국의 주요 진료 부분은 메디컬스킨케어이며 성형과 라식수술에 소요되는 비용은 기타 국가에 비해 현저히 낮다.

그러나, 이러한 저렴한 의료비용에도 불구하고 태국의 범룽랏 병원은 최고의 의료설비를 갖추고 있으며, 영어, 한국어, 일본어 등 14개국 언어로 의료관광객을 맞고 있다.

▲ 태국 병원의 병실.

태국에서는 의료관광을 의료서비스와 휴양, 레져, 문화활동 등 관광활동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퓨전관광’으로 정의하고 있다.

해외에서 의료서비스를 제공 받고 싶은 고객이 외국병원을 방문해 국내에서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종합검진을 받거나 치과, 안과, 혹은 성형수술을 받으면서 관광과 휴양을 즐기는 것이다.

태국은 지난 2006년 이후 의료관광객 유치실적에 대한 공식통계를 집계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비공식집계에 따르면 매년 200만명 가까운 외국인들이 의료관광을 목적으로 태국을 찾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8년 태국의 의료관광객수는 약 154만명에 수입액은 700억바트, 미화로 2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의료관광측면에서 아시아 국가가 주목 받고 있는 요인은 무엇보다도 북미지역에 비해 1/10가량 싼 의료비용을 들 수 있으며, 아시아 문화에 배여 있는 친절성 및 신속한 의료서비스 등이 강점이다.

태국 공중보건부는 시설 장비 인력 등이 우수한 16개 민간병원에 대해 영문 홍보책자를 만드는 등 대외홍보에도 적극적이다.

또한 2005년부터는 노인장기요양서비스를 목적으로 태국에 오는 외국인들과 상시 방문자에게 무비자 입국을 허용해 문호를 넓혔다.

이와 함께 태국 공중보건부는 병원 질 향상을 위해 인증원의 심사를 통과한 민간 병원협회의 208개 모든 병원의 서비스 품질과 환자 안전 기준을 관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태국 공중보건부는 민간 병원협회에서 외국인을 위해 추천한 방콕과 파타야 소재 16개 병원에 대해서 적극적인 대외 홍보를 하고 있다.

해외환자 입국 과정을 간소화 해 외국인들과 상시 방문자들에게 무비자를 허용하였고 태국의 의료허브 전략 중의 하나로 외국인 투자의 자유화를 시행하고 있다.

제조업 및 다른 서비스 산업과 동일한 수준으로 외자유치를 유인하면서 의료시장의 문을 활짝 열어 놓고 있는 것이다.

반면 의료서비스에 대한 특별한 규제가 없어 외국 관광객이 이용하는 민간병원은 매우 비싼 편이지만 미국이나 유럽의 사립병원에 비하면 아주 저렴한 상황이다. 의료수가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의료보험업 역시 규제가 거의 없다.

다음의 <표>를 보면, 태국은 미용 시술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높은 비용우위를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 국가별 성형수술 비용 비교(단위:US$). 자료=한국보건산업진흥원
특별히 태국의 푸켓은 성전환수술로도 세계적인 명소가 되고 있으며 동남아 국가들의 '귀족형' 의료서비스가 높은 인기를 끌면서 이들 병원의 외국인환자비중은 전체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할 정도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 같은 태국 의료관광을 선두에서 이끌고 있는 대표적 병원인 범룽랏 병원은 1980년 200병상 규모로 시작해 1997년 1월 554병상으로 증설했다.

외환 금융위기를 겪었지만 적극적인 해외환자 유치와 세계적 수준으로의 병원 서비스를 지향함으로써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범룽랏 병원은 이에 그치지 않고 국제 의료 수준에 부합하는 의료 시설 및 서비스 투자로 2002년 아시아 최초로 JCI인증을 획득했고 저렴한 인건비를 기반으로 철저한 고객 중심 경영 및 경영 방식 선진화를 꾀하고 있다.

▲ 태국 범룽랏 병원 전경
태국 의료관광의 또 다른 대표병원 사미티웨이 병원은 1976년 시작된 태국 최고의 병원 산업체다.

수준 높은 병원 시설과 의료 서비스를 갖춤으로써 해외환자 유치를 위한 언어 지원 서비스 제공에 적극적이다.

한국인 환자를 위해서 한국어 통역사 2인 및 당뇨병 체크업 팩키지라는 한글 전단지를 항시 비치하고 있을 정도다.

파타야 방콕 병원은 범릉랏, 사미티웨이와 더불어 태국 민간 병원산업의 소위 빅3에 해당하는 병원이며 공중보건부에서 외국인에게 추천하는 16개 병원 중의 하나로서 호텔식 병원 시설 및 해외환자를 위한 통역 등 다양한 서비스를 갖추고 있다.

태국의료관광의 강점은 우선 진료비용이 인도보다는 고가지만 싱가포르 등 기타 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는 매우 낮은 수준으로 가격경쟁력이 높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특별히 성형 및 치과 등 정밀한 시술이 요구되지 않는 진료를 받으려고 계획하는 대부분의 의료관광객들은 싱가포르보다 태국을 선호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한 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스파를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웰니스의 니즈에 맞게 스파관광이 가장 활성화돼 있는 국가다. 태국의 스파는 2003년 기준으로 전 세계의 22%나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세계 스파 관광객 42%가 태국을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으로 추천하고 있는 것만 보아도 그 인기를 실감 할 수 있다.

한국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해 다른 나라의 의료관광 현황을 개괄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태국은 우리가 넘볼 수 없는 부분이 분명히 존재한다.

1997년 의료시장을 완전 개방해 외국인들이 국내병원 지분의 49%까지 보유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라든지, 민간병원에 대한 영리활동 및 가격규제가 전혀 없다는 것 등이 그것이다.

때문에 앞서 언급했던 범룽랏 병원과 방콕병원, 사미티웨이병원 등 13개 병원은 태국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을 정도다.

뿐만 아니라 태국은 현지 의료관광과 관련한 규제 사항으로서 법제화된 내용이 하나도 없다.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아무런 제약 없이 완벽하게 펼쳐 보일 수 있는 태국의 의료관광 산업은 그래서 매번 우리에게 원초적 의문을 상기시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왜 의료관광을 활성화 하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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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명애 교수

<필자 약력>
서울여자간호대학교 겸임교수(의료관광, 뷰티산업), 중국관광TV협회 이사, 다음 까페 '나는 간호사' 운영자
<논문 및 저서>
'의료관광 성공요인 국제사례 연구'(2001. 8. 아주대경영대학원 논문), '병원코디네이터'(2011.1. 포널스출판사), '비만 베이직'(2011.11.)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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