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3일 경북 문경시 동로면에 복원된 백두대간 벌재가 벌써부터 주변 야생동물이 즐겨 찾는 명소(名所)가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산림청(청장 신원섭)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벌재 구간에 설치한 폐쇄회로 TV (CCTV)를 분석한 결과, 고라니와 너구리 등 야생동물이 백두대간 벌재의 친환경 터널 위로 이동하는 모습이 수차례 포착됐다.

또 주변으로 고라니의 배설물도 발견되고 있다.

산림청은 이는 한반도 핵심생태축이자 생물다양성의 보고(寶庫)로 알려진 백두대간 능선이 연결되면서 생태계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는 증거라는 설명이다.

경북 문경과 충북 단양을 잇는 백두대간 본 줄기 ‘벌재’는, 일제강점기인 1930년 도로가 개설되면서 마루금이 단절되었다가 83년 만에 복원된 구간이다.

▲ 지난 7월 3일 경북 문경시 동로면에서 벌재 구간에 설치된 터널형태의 구조물.
이 곳 벌재를 복원하기 위해 산림청과 문경시에서는 총 42억원을 투입해 터널 형태의 구조물을 설치(연장 52m, 폭 16m, 높이 12m)하고, 그 위로 원지형(해발 647m)으로 흙을 쌓은 후, 주변에 자생하는 식물을 식재해 빠른 시간에 고유 생태계로 회복할 수 있도록 했다.

산림청에서는 지난 2011년부터 우리 민족정기를 상징하는 백두대간을 선(線)개념으로 연결해 역사성 및 핵심생태계 연속성을 회복한다는 목표 아래 백두대간 마루금 생태축 복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벌재 구간 복원에 앞서, 지난 해 괴산 이화령(梨花嶺), 금년 6월에는 장수 육십령(六十嶺)을 복원한  바 있다.

이 가운데, 이화령의 경우에도 지난 해 12월 폐쇄회로 TV에 고라니 세 마리가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된 바 있지만, 벌재는 고라니 뿐만 아니라 너구리 등 다양한 야생동물이 수 일 간격으로 지속적으로 포착되고 있다.

산림청 강혜영 산림생태계복원팀장은 "시간이 지나면서 주변 환경에 가깝게 식생이 회복되면 삵, 담비 등 보호종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야생동물을 비롯한 생태계 회복 차원에서 백두대간 마루금 생태축 복원사업의 효과가 입증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 백두대간과 연계된 주요 정맥까지 복원사업을 점차 확대하고, 복원이 완료된 구간에 대해서는 식생도입, 성과 및 문제점 등을 계속 모니터링하여 정책 발전에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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