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북극해 쇄빙연구선 아라온호가 제4기 빙하기 시대에 동시베리아해에 존재했던 빙상의 흔적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이는 그 동안 존재유무가 논란이 되어왔던 동시베리아해의 빙상의 존재를 확인함으로써 빙하기 북극해 기후변화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단서를 찾은 것이다.

12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이번 연구결과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극지연구소(소장 김예동)의 연구개발과제 ‘양극해 환경변화 이해 및 활용연구(K-PORT)’를 수행하고 있는 홍종국 박사 연구팀과 남승일 박사가 독일 알프레드 베게너 극지연구소(AWI)의 프랑크 니쎈(Frank Niessen)박사 연구팀과 국제공동탐사를 통해 밝혀냈다.

홍종국 박사가 교신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쳐 지오사이언스(nature geoscience)의 8월 11일 18시(영국시각)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 빙하를 뚫고 북극해를 탐사중인 아라온호.
제4기 빙하기에는 수차례의 빙하기와 간빙기가 반복됐는데, 북극해는 주변 대륙을 덮고 있는 빙상이 확장돼 북극해의 가장자리까지 덮었다는 게 그간의 정설이었다.

그런데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가 북미, 그린랜드, 러시아 서북부 해안에서 발견됐지만 러시아 동북부인 동시베리아해에서만 미발견 상태로 남아 있었다.

이런 이유로 동시베리아해는 빙상이 없었다는 주장도 있어 학계의 관심이 큰 지역이었다.

극지연구소 남승일 박사는 프랑크 니쎈 박사와 함께 2008년도 독일 쇄빙선 폴라스턴호을 이용하여 동 지역에서 획득한 예비 천부탄성파 탐사자료를 바탕으로 정밀조사 지역을 선정한 이후 2012년 8월 쇄빙선 아라온호를 이용해 해저지형을 조사했다.

그 결과 빙상이 해저면을 긁으면서 형성된 거대규모의 빙하침식 선형구조(mega-scale glacial lineations)를 발견했다.

▲ 아라온호 탐사결과로 밝힌 빙상의 흔적.

확인된 빙상은 그동안 북극해에서 발견된 빙상(800 ~ 1,000 미터)보다 더 두꺼운 것(1,200 미터)이며, 수차례에 걸쳐 형성되었음이 확인됐다.

이번 연구를 통해 과거 빙하기 동안 북극해 연안 전체가 거대한 빙상으로 둘러싸여 있었음을 세계최초로 밝혀낼 수 있었다.

빙상은 태양빛 반사도(알비도)가 커서 대부분 태양에너지를 반사시켜 지표를 더욱 냉각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러므로 빙상의 분포는 빙하기 북극해의 기후를 정확하게 모델링해 향후 기후변화 패턴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것이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올 해 북극 이사회 옵서버 진출로 북극에 대한 과학연구 강화가 필요한 시점에서 우리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를 통한 연구결과가 세계적인 논문에 게재되어 우리나라 위상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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