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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정수슬러지 ‘고농도 비소’ 뭉개나기준치 2배 비소·불소 검출됐지만 수수방관…“전면조사로 수돗물 불신 씻어야”
김정문 기자  |  et1@ecotig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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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06  11:4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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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산하 6개 정수장에서 배출되는 ‘정수슬러지’에서 고농도의 ‘비소’와 ‘불소’가 검출됐지만 서울시는 이에 대한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외부 분석기관인 서울대 외 기관의 분석결과는 모두 기준치를 충족하고 있을뿐더러 문제가 된 분석결과 역시 ‘토양오염공정시험기준’이 인정한 오차범위 ±30% 이내여서 괜찮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서울시의 답변과는 달리 전문가들은 비소와 불소 함량이 우려할 만한 수준으로 검출됐고, 1천만 서울시민이 마시는 수돗물이 비소와 불소의 위협에 노출된 것도 팩트라며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환경단체 (사)환경과사람들은 지난달 25일 서울시 배출 정수슬러지를 사상 최초 외부 분석기관이 성분 분석해 본 결과 비소는 최고 54.27mg/kg, 불소는 최고 801mg/kg이 검출되는 등 산하 6개 정수장 공히 비소와 불소가 기준치 이상 검출됐다고 폭로했다. 비소와 불소의 토양오염공정시험(함량시험) 기준치는 25mg/kg과 400mg/kg이다.

(사)환경과사람들에 따르면 지난 8월 16일과 17일 <서울대 농생명과학공동기기원>과 함께 서울시 산하 6개(광암, 구의, 뚝도, 영등포, 암사, 강북) 정수장의 정수슬러지 시료를 채취해 분석해 본 결과, 21개 항목 중 2개 항목인 비소와 불소가 모두 기준치 이상 검출됐다.

강북정수장에선 비소(As)가 54.27mg/kg, 불소(F)가 712mg/kg 검출됐으며, 광암정수장에선 비소가 31.43mg, 불소가 608mg 검출됐다. 구의정수장에선 비소가 44.01mg, 불소가 733mg, 뚝도정수장에선 비소가 30.48mg, 불소가 724mg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암사정수장에선 비소가 51.29mg, 불소가 801mg 검출됐으며, 영등포정수장에선 비소가 42.22mg, 불소가 722mg이었다.

   
▲ 정수슬러지.
(사)환경과사람들은 이 같은 분석 결과에 따라 “엄연한 지정폐기물인 정수슬러지를 서울시가 현행 폐기물관리법의 맹점에 숨어 단순한 용출시험만으로 사업장일반폐기물로 분류해 ‘치워버리는’ 행위를 더 이상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사)환경과사람들은 아울러 “독극물인 비소와 불소가 정수슬러지에서 다량으로 함유돼 있다는 것은 서울시민들이 먹는 수돗물에서도 검출될 수 있다는 것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이 가능한 상황”이라며 “서울시는 하루속히 원인 규명을 위해 나서야 하며, 혹여 숨기고 있는 것이 있다면 1천만 서울시민 앞에 명명백백 밝히고 응당한 책임을 져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서울대 조사결과 54.27mg/kg이 검출된 강북정수장의 비소 수치의 경우 같은 날 시료를 채취해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이 분석한 결과 44.97mg이 나왔고, 8월20일 채취한 시료는 50.49mg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또 7월27일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이 분석했을때는 18.88mg, 3월13일 국립환경과학원이 분석했을 때는 33.3.mg이 검출됐다며 “비소 등 중금속 등이 정수슬러지에 고르게 분포돼 있지 않으므로 일부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그러면서 “토양오염공정시험기준에 따르면 정확도는 ±30% 이내인 경우, 시험결과를 인정하고 있으므로 오차범위 내 일부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 기준에 따르면 비소 분석 결과가 54.27mg/kg인 경우 오차범위를 고려하면 37.8~70.2mg/kg까지 인정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아울러 “정수슬러지를 성토재 등으로 재활용 시 일반토사와 50% 이상 혼합 후 사용하도록 정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기준을 충족할 것으로 판단되며, 시멘트 대체원료로 사용시, 암사·강북 이외 분석 결과는 모두 기준치(50mg/kg)를 충족한다”고 강변했다.

이에 대해 (사)환경과사람들은 “서울대 분석 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공개조차 하지 않던 분석 수치들을 마구 들이대며 급기야는 과학적 분석의 신뢰도가 의심스러운 ±30% 오차범위로 책임을 회피하려고 한다”며 “더군다나 비소 외에 불소에 대한 해명은 없고, 수돗물 ‘아리수’에서 독극물이 검출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예 가능성 없다는 말로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서울시 정수장 배출 슬러지에서 비소와 불소가 다량 검출된 것과 관련해 이화여자대학교 환경공학과 박석순 교수는 “어느 한 개 지점이 아니라 6개 정수장에서 공히 비소와 불소가 기준치 이상 검출됐다는 점에서 정수시스템 상의 문제를 충분히 의심해 볼 수 있는 상황”이라며 “비소·불소의 경우 물질 특성상 원·취수의 부유물질 또는 활성탄에 붙어서 바닥으로 가라앉게 되는데, 여과하는 과정에서 흡착 용량을 초과해 비소·불소를 흡수하지 못해 슬러지에 다량 묻어나온 게 아닌가 의심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결국 비소·불소가 취수장 인근 또는 상류의 공장, 축산농가, 하수종말처리장에서 처리하고 방류했지만 미량 남아 한강으로 흘러들어오고 있다는 가정이 가능한데, 이는 하천을 따라 상류에서 버린 물을 다시 하류에서 그대로 취수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현행 물 공급 체계상의 문제 때문"이라며 "서울시 산하 6개 정수장에서 비소·불소가 기준치 이상 검출됐다는 것은 예전부터 문제로 지적돼온 강남수중보 인근 취수장의 수질이 상당히 안좋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고 아무리 고도정수처리한들 걸러지지 않고 미량 남는다는 점에서 수돗물도 의심스런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박 교수는 "비소나 불소 같은 유해물질들은 아무리 적더라도 고농도에 오래 노출되면 문제가 커지기 때문에 기준치는 별 의미가 없다"며 "이번을 계기로 물 공급 체계에서부터 취수방법에 이르기까지 전면적인 개편을 해야하고, 취·원수와 슬러지에 대한 전수조사를 비롯 다양한 방법으로 원인을 찾아내 수돗물 또는 수도사업에 대한 불신을 씻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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