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유일하게 바다에 산업폐기물을 투기하는 나라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산업폐기물을 해양투기해온 14개 그룹 24개 대기업 계열사 및 주요기업들이 2014년부터 모든 폐기물의 해양투기를 중단하고 육상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혀 주목을 받고 있다.

14일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인근 바다에 산업폐기물을 버리는 기업체는 800여개에 달한다.

이 중 중소기업을 제외한 30여개 대기업이 버리는 해양투기량은 전체의 50%에 육박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9월부터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가 개별기업별로 확인한 결과 그동안 해양투기를 해온 31개 대기업 및 주요기업 가운데 삼성, LG, CJ, 코오롱, 삼양, 대상, 롯데 등 14개 그룹 24개 대기업 계열사 및 주요기업들이 2014년부터 모든 폐기물의 해양투기를 중단하고 육상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 선박을 이용해 산업폐기물을 해양투기하고 있는 모습.
CJ제일제당의 경우 전국 모든 공장의 폐기물을 육상처리 업체에 위탁처리 할 예정이며, 장기적으로 폐기물을 재활용 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고, 서울우유는 대규모 건조기를 설치해 폐기물의 수분함량을 낮춰 육상처리 하겠다고 밝혔다.

대상 청정원은 연간 7~8만톤의 폐수를 발생시키는 기업이지만, 최근 긴급 중역회의를 열어 수십억의 설비를 투자하기로 결정하면서, 처리방법을 연구중인 고농도 폐수 1만여톤의 경우도 2014년부터는 육상처리할 수 있도록 위탁처리업체와 교섭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은 올해 11월부터 모든 공장들이 순차적으로 육상처리로 전환 중이며, 코오롱워터앤에너지는 여수산업단지에 450억을 투자해 대규모 건조시설을 건설 중인데 완공되면 여수산단내 모든 공장들의 폐기물을 육상처리 할 수 있게 된다.

동서식품은 폐기물을 재활용 및 소각하여 공장 내 자체 보일러 에너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국내 최대 닭고기생산업체 하림의 경우 2013년말 완공을 목표로 충분한 용량의 자체 폐수처리 시설을 건설하다가 부지에서 문화재가 발굴되어 완공이 3개월 가량 미뤄질 불가피한 상황이다.

하림 측은 2014년 완공이 미뤄지는 기간동안에도 위탁계약을 통해 모든 폐기물을 육상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 한화, 삼양, LG등 대기업들도 폐기물의 수분함량을 낮추는 탈수 설비(프레스)를 최신화하고, 위탁처리 등의 방법을 통해 모든 폐기물을 바다에 버리지 않고 육상처리할 계획임이 확인됐다.

아울러 롯데그룹 계열사들인 롯데제과, 롯데푸드, 롯데케미칼 등과 하이트진로가 13일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에 2014년부터는 일체의 폐기물 해양투기를 중단한다고 밝혀왔다.

업종별로 보면, 식품업종에서 CJ제일제당, 롯데계열 3개사, 삼양 2개사, 대상 2개사, 하림 2개사, 하이트진로, 서울우유, 동서식품 등 13개업체이고, 화학업종은 삼성정밀화학, 삼성석유화학, LG화학, 한화케미칼, SK케미칼, 롯데케미칼, 삼남석유화학, 한국바스프 등 8개업체다.

기타업종으로 코오롱워터앤에너지, LG디스플레이, LG하우시스 등이 있다.

이들 대기업이 2014년부터 모든 산업폐기물의 해양투기를 금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2011~2012년도 해양투기량을 기준으로 전체의 약 30%에 해당하는 64만여톤의 폐기물이 바다에 버려지지 않고 육상에서 처리되게 됐다.

한편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는 SKC, 금호석유화학, 효성, 한솔케미칼, 백광산업 등의 기업이 정부의 해양투기연장방침에 편승해 자체 정화설비 투자 등을 하지 않고 해경에 2014년도 해양투기를 신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들을 바다를 죽이는 반환경기업으로 규정하고 기업별 캠페인을 집중할 계획이다.

아울러 해양수산부가 해양투기 중단시 산업계가 받는 충격을 이유로 ‘해양투기 한시적 허용’ 방침을 추진하고 있는 문제와 관련 "해양수산부는 본연의 임무인 바다를 지키는 일에는 뒷전이고 기업들이 폐기물을 바다에 버리는 행위의 행정지원에 매달리고 있다"고 지적하며, "정부는 해양투기 연장기도를 중단하고 당초 계획대로 2014년 이후 해양투기 전면중단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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