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대한민국을 ‘녹색의료관광’의 메카로!-4

의료관광과 농촌을 결합하려고 할 때 가장 두려워하고 문제시하는 것은 종합병원이 있느냐 없느냐를 보는 것이다.

필자가 앞서 기술했듯 의료관광은 미용성형수술이나 온천 스파 테라피 같은 휴양프로그램과 같이 선택 할 수 있는 치료 위주인 선택 치료형과 중증, 난치병 치료 및 요양 및 재활 프로그램과 같은 수술치료형 등으로 그 유형을 나눌 수 있다.

그러므로 의료관광에서의 '의료'는 어딘가 심각한 질환을 가지고 있는 중증환자가 와야 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다시 말해 농촌과 의료관광이 결합할 수 있는 것은 선택형 의료에 속하기 때문에 온천, 스파 휴양프로그램을 농촌의 여러 가지 환경과 접목시켜 발전시키면 그것이 바로 ‘한국형 의료관광’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아울러 이것이 의료관광을 산업화시키고 ‘한국형 의료관광’으로 브랜드화 하는데 장기적인 가능성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지난 달 충청권에서 진행하는 의료관광 회의에 자문위원으로 참석했을 때의 경험담이다.

그 자리에서 공무원들이 외국인들이 의료관광을 농촌으로 왔을 경우 응급환자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하는 것을 보면서 실무자들간에 아직 의료관광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되어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종합병원에서 중증의 환자가 수술을 받고 요양을 하는 경우는 대부분 한국의 병원 중에서도 서울 등 수도권으로 가게 되는 것은 외국인이 아닌 우리 국민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름만 대도 알 수 있는 종합병원에서 중증의 질환을 치료하고자 치료받고 수술 받는 것은 어찌보면 환자 입장에서는 당연한 일이다. 이는 외국인들이라고 다르지 않다.

한국의 의료관광도 서서히 중증환자가 늘어나긴 하겠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다.

문화관광부가 지난해 말 내놓은 ‘한국 의료관광 총람’을 보더라도 의료관광객 중 중증질환 치료를 목적으로 한국을 찾는 비중은 2009년 6.5%, 2010년 9.5%에 불과했다.

 

만약 농촌으로 선택형 의료관광을 온 외국인에게 응급 상황이 발생한다면 이미 정해져 동행하고 있는 ‘의료 스텝’이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

후송이 필요할 정도로 심한 경우라 하더라도 이미 짜여진 프로그램에 따라 단계적으로 수속을 밟으면 된다.

그 정도 간단한 응급환자 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외국인 대상 ‘의료 관광’ 프로그램을 짜는 지자체가 또 어디 있겠는가.

필자가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나라는 ‘녹색의료관광’을 우선적으로 발전시키고 정착시켜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고, 가능성은 충분하다.

참고로, 중증환자를 위주로 수술하는 외국의 의료관광은 어떤 모습일까?

한국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의료환경이 낙후한 인도의 경우, ‘아폴로 병원’은 짧은 의료대기시간과 저렴한 의료비, 국제 공인자격증을 취득한 우수한 의료진 등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골수이식, 신장이식, 심장수술, 고관절 인공관절술 등의 비용이 선진국의 1/8 수준이며 태국과 같은 의료관광 경쟁국가보다 30% 이상 저렴하다.

이처럼 저렴한 비용이 들지만 예상 외로 수술결과는 매우 좋다.

때문에 심장수술을 받고자 하는 경우 내외국인을 막론하고 ‘아폴로 병원’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이 보편화 돼 있다.

이 정도의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서는 정부와 각 기관, 병·의원 및 에이전시가 함께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실제와 비슷한 모형에서 시뮬레이션을 반복해 볼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심장수술 하면 인도의 아폴로병원이라는 공식이 자연스럽게 성립되는 것처럼 ‘외국인’이 특정질환에 걸렸을 때 자국이 아닌 ‘한국의 oo병원’이 떠오르게 하려면 얼마간의 기간이 필요할까?

이에 대한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한국의 병원들은 이미 세계에 내놔도 뒤지지 않을 만큼 우수한 의료진에 첨단장비,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때문에 실제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문제는, 한국의 병원들이 이 같은 ‘훌륭한 의료 인프라’로 인해 “모든 질환을 다 최고로 치료할 수 있다”라고 두루뭉술한 슬로건을 내걸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래 가지고는 아무리 한국의 의료기관들이 우수하다고 떠들어봐야 소용이 없다.

각 병원들이 가장 최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특화된 영역을 만들고, 다른 의료관광 선진국 병원들에 비해 어떤 특징과 장점이 있는 지를 집중 홍보해야 한다.

물론 이 같은 중장기적 전략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선 한국 의료관광을 책임지고 콘트롤 할 수 있는 ‘중앙 센터’는 반드시 선결돼야 할 요건 중 하나다.

▲ 홍성 거북이 마을
필자는 이 같은 중장기적인 계획을 진행하면서 우선적으로 ‘녹색의료관광’을 정착시켜 한국의 의료관광을 브랜드화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기 위해선 지금 현 시점에서 활동이 자유로운 관광형 의료, 선택형 의료관광이 여러 가지 모습으로 각 지자체에 자리잡아야 한다고 본다.

대형 종합병원에서 중증질환을 치료 후 서둘러 귀국하게 하지 말고 경관 좋은 농촌으로 힐링을 겸한 휴식을 취하게 하는 프로그램을 패키지 화 필요도 있다.

지자체 역시 기존에 이미 만들어 놓은 내국인 대상 ‘농촌 관광’ 프로그램에 외국인 대상 프로그램을 만들고 거기에 ‘온천 스파 테라피’같은 휴양프로그램을 접목하면 된다.

‘녹색의료관광’, 그렇게 시작하자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농촌경관의 우수성도 함께 알리자는 것이다. 농어민 소득에 일조하자는 것이다.

필자의 ‘녹색의료관광 칼럼’, 이번 시간에는 중증환자와 선택형 치료환자를 혼돈해 정책을 세우는 데 애를 먹고 있는 관계자들을 위해 순외 편으로 마련해 봤다.

다음 시간에는 외국의 의료관광 실태를 파악해 보고 우리나라에 접목할 수 있는 영역은 어떤 것이 있는 지 살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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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명애 교수

<필자 약력>
서울여자간호대학교 겸임교수(의료관광, 뷰티산업), 한국관광평가연구원 이사, 다음 까페 '나는 간호사' 운영자
<논문 및 저서>
'의료관광 성공요인 국제사례 연구'(2001. 8. 아주대경영대학원 논문), '병원코디네이터'(2011.1. 포널스출판사), '비만 베이직'(2011.11.)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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